이 기사는 07월 13일 15:4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달부터 대폭 강화된 상장폐지 규정이 시행되면서 코스닥 시장에 매서운 퇴출 바람이 불고 있다. 제도 도입 단 2주 만에 시가총액 미달로 퇴출 위기에 처한 기업이 속출하면서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강화된 상장폐지 규정이 도입된 지 2주 만에 코스닥 상장사 9곳이 시가총액 200억원 미달로 관리종목 지정 우려 공시를 냈다.
변경된 규정에 따라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 상태가 30거래일 연속 지속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데, 25거래일 연속 미달 시 지정 우려 공시를 내야 한다. 현재 우려 공시를 낸 9개사 중 5곳은 이미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관리종목 지정 이후 90거래일 동안 연속 45거래일 이상 시가총액 기준을 상회하지 못하면 즉시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주가가 1000원을 밑도는 이른바 ‘동전주’에 대한 퇴출 압박도 가시화되고 있다. 소급 적용 없이 이달 1일부터 새로 산정되는 주가 미달 규정에 따라, 종가 기준 1000원 미만 상태가 30거래일 연속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중순부터 동전주를 사유로 관리종목 지정 종목이 등장할 전망이다.
벼랑 끝에 몰린 코스닥 상장사들은 상장 유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각 기업은 자사주 취득이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타법인 지분 매각 등을 앞세워 주가 부양을 시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가 변동성은 더욱 확대됐다. 지난 6일 관리종목지정 우려 공시를 했던 웰킵스하이텍 주가는 지난 8일부터 3거래일 연속 오르며 71% 급등했다. 주가 급등 덕에 지난 10일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200억원을 넘겼으나 13일 다시 10% 이상 하락했다.
골드앤에스의 경우 지난 3일 관리종목지정 우려 공시를 한 뒤 일시적으로 주가가 상승했다가 이후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시가총액이 기존 100억원대에서 7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다른 종목 주가 역시 급등과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시가총액 200억원을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상폐 가능성을 우려해 투자를 꺼려하는 투자자들이 혼재된 결과로 분석됐다.
그러나 최근 증시 전반의 변동성이 심화된 가운데 코스닥 시장의 변동폭이 더 큰 상황이어서, 이 같은 미봉책만으로는 주가 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법률 자문을 받기 위해 대형 로펌을 찾는 코스닥 오너들도 부쩍 늘었다. 과거에는 상장(IPO)이나 상장 유지 방안을 묻는 상담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 분위기는 전혀 딴판이다. 주가 부양을 위한 주식병합·감자 과정에서의 법적 문제나, 상폐 시 직면할 소액주주들의 집단 소송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사례가 늘었다. 단기간 내 실적 개선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사실상 상장 유지를 포기하고, 소송 리스크 없이 안전하게 상장폐지하는 절차를 묻는 셈이다.
상폐 위기에 놓인 종목 주주들 사이에서는 경영진에 대한 원망을 표출하는 것과 동시에 완충 장치 없이 규제를 급격히 도입한 당국을 향한 불만의 목소리도 동시에 터져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부실기업을 신속히 퇴출하겠다는 정부의 강경한 기조 아래 시총 미달이나 동전주 위험이 있는 종목에 대한 투자를 신중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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