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임시주총서 최대주주 의결권 제한, 박기덕 대표에 1억 배상" 판결

입력 2026-07-13 16:31   수정 2026-07-13 17:07

"고려아연 임시주총서 최대주주 의결권 제한, 박기덕 대표에 1억 배상" 판결




고려아연 경영진이 지난해 임시주주총회 과정에서 최대주주인 영풍의 의결권을 부당하게 제한했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3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17부(장지혜 부장판사)는 최근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이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박 대표에게 손해배상금 1억원과 이에 대한 지연 손해금을 지급하라고 명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해외 계열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에 영풍 주식을 양도해 순환출자 고리를 만들었다.

이후 이를 근거로 지난해 1월 임시주총에서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막아섰다.

상법 제369조 제3항은 ‘A사가 자회사 등을 통해 다른 B사 주식을 10% 이상 보유할 경우, B사가 보유한 A사 지분은 의결권이 없다’고 규정한다.

고려아연 측은 이 조항을 근거로 영풍의 의결권을 배제했다.

하지만 영풍·MBK 측은 “SMC는 상법상 주식회사가 아닌 외국 회사로, 해당 조항을 적용할 수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영풍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SMC가 상법상 고려아연의 자회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박 대표가 경영진의 방어권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영풍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침해했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영풍의 의결권이 인정됐다면 당시 임시주총에서 고려아연 측 추천 사외이사 선임 등 안건이 가결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며, 영풍이 최대주주로서 경영권 행사라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영풍·MBK파트너스는 "이번 판결은 단순히 손해배상금 1억원의 문제가 아니라, 기존 경영진의 경영권 방어를 이유로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행위는 허용될 수 없으며, 그러한 불법행위를 주도한 경영진에게는 법적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법원이 분명히 확인한 판결"이라고 밝혔다.

반면 고려아연은 이번 판결이 경영권 분쟁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10일 선고는 지난 1월 임시주총 당시 상호주와 관련된 판결일 뿐 적대적 M&A 방어와는 무관한 사항”이라며 “고려아연 법인이 아닌 주총 의장으로서 진행을 맡았던 박기덕 대표 개인에 대한 위자료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SMC의 상호주 형성과 영풍의 의결권 제한은 대법원에서 그 적법성과 경영권 방어 정당성이 이미 확정됐다”며 “3월 주총 의결을 통해 적대적 M&A 방어의 적법성이 인정된 만큼 이번 판결이 회사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강조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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