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로 간 K방산…현대로템·KAI, 페루 수출 '청신호'

입력 2026-07-13 18:42   수정 2026-07-14 00:08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국내 방위산업 기업들이 남미 페루 수출을 위한 막판 속도전에 들어갔다. 게이코 후지모리가 최근 페루 신임 대통령으로 선출되며 탄핵 정국을 수습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다. 업계는 불안정한 현지 정세로 지연된 무기 수출 논의가 새 정권 출범을 계기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의 수출용 K2 전차 세 대와 K808 차륜형 장갑차 여섯 대가 지난 5일 페루 칼라오항에 입항했다. 이들 차량은 오는 28일부터 이틀간 수도 리마에서 열리는 독립기념일 군사 퍼레이드에 전시될 예정이다. 페루 수출용으로 도색·개조된 K2 전차가 페루 정부 공식 행사에 등장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전시는 페루 정부 요청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이번 전시를 기점으로 현대로템 K2의 페루 수출이 탄력받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회사는 페루에 K2 53대, K808 141대 등 20억달러(약 3조원) 규모 수출을 추진 중이다. 독립기념일은 페루 최대 국경일로 페루 정부는 매년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열고 있다. 올해 행사는 지난달 당선된 후지모리가 대통령에 취임한 뒤 열리는 첫 공식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12월 페루 육군과 수출을 위한 총괄합의서를 체결했으나 이후 이행계약 단계에서 진전을 보지 못했다. 올해 2월 호세 헤리 대통령이 탄핵되는 등 현지 정권 불확실성이 심화한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후지모리 당선인이 치안 강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성능과 가성비를 입증한 한국 방산기업의 수출에 다시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KAI도 페루 공군이 추진 중인 20~24대 규모 차기 전투기 도입 사업에서 수출 기회를 들여다보고 있다. KAI는 2010년대부터 다목적 전투기 FA-50의 페루 수출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아직 부품 공동 생산을 위한 양해각서(MOU) 단계에 머물러 있다. KAI는 FA-50과 차세대 전투기 KF-21을 결합한 패키지 제안으로 최적의 운용 효율을 보여준다는 전략이다.

HD현대중공업 역시 페루 새 정부와 잠수함 건조 본계약을 서두르고 있다. 연말까지 기본설계와 상세설계를 마무리하고 선도함 건조 계약을 확정한다는 목표다. 본계약이 성사되면 HD현대중공업의 첫 잠수함 수출이 된다. 이 회사는 2024년 페루와 잠수함 공동 개발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 차세대 잠수함 공동 개발 계약을 맺으며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안시욱/송준영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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