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산분리 풀어 호남 팹 지원…SK하이닉스 차입 부담 낮춘다

입력 2026-07-13 18:15   수정 2026-07-14 10:34

[단독]금산분리 풀어 호남 팹 지원…SK하이닉스 차입 부담 낮춘다



당정이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공장을 짓는 기업의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금융리스 방식의 자금 조달을 허용하는 입법에 나선다. 첨단전략산업기금이 출자한 별도 법인이 외부 자금을 끌어와 공장과 장비를 마련하고 SK하이닉스는 이를 빌려 쓰면서 리스료를 나눠 내는 방식이다.

13일 더불어민주당이 산업통상부 등과 마련한 국가첨단전략산업법 개정안은 첨단전략기술을 보유한 지주회사 손자회사가 비수도권에 금융리스 공동출자법인을 세울 수 있도록 했다. 일반지주회사가 금융회사를 계열사로 둘 수 없도록 한 금산분리 원칙에 첨단산업 예외를 두는 내용이다.

금융리스는 별도 법인이 은행 대출과 회사채 발행, 외부 투자 유치 등을 통해 공장과 장비를 마련한 뒤 생산기업에 빌려주는 자금 조달 방식이다. 생산기업은 공장 건설비와 장비 구입비를 초기에 모두 지출하지 않고 계약 기간에 걸쳐 리스료를 낸다. 수십조원에 달하는 팹 투자비를 장기간 분산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 특례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은 SK하이닉스다. SK는 일반지주회사 체제에서 SK스퀘어를 거쳐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를 지배하고 있다. 현행법상 SK하이닉스가 금융리스 법인을 두거나 금융회사와 장비업체 등 외부 투자자와 공동 출자하려면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해 민간자금을 끌어들이기 어려웠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SK하이닉스는 지분 50% 이상만 보유하고도 외부 투자자와 금융리스 법인을 세울 수 있다. 공동출자법인은 첨단전략산업기금이나 기금이 출자한 펀드의 투자를 받아야 하고 본점과 주된 사업장을 비수도권에 둬야 한다. 금융리스업 외 다른 금융업이나 보험업을 하지 않으면 지주회사 규제상 금융회사로 보지 않는다.

공동출자법인이 팹 건설과 장비 투자를 맡으면 SK하이닉스는 초기 투자비를 직접 조달하지 않고 장기간 리스료로 분산할 수 있다. 직접 차입 규모가 줄어드는 만큼 재무 부담을 낮추면서 팹 건설과 첨단 장비 도입을 병행할 여력도 커질 전망이다.

금융리스 법인이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으면 은행 대출과 회사채 등 금융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도 한층 수월해질 수 있다. 금융리스는 일반 임대와 달리 금융서비스로 분류돼 거래 구조에 따라 부가가치세 부담을 낮출 여지도 있다. 장비 한 대 가격이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에 이르는 반도체 산업에서는 금융비용과 세금 절감 효과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 관계자는 “반도체 팹은 공장 건설과 장비 도입에 막대한 초기 자금이 들어가 기업이 모든 비용을 직접 부담하는 방식으로는 투자 속도를 내기 어렵다”며 “정책금융과 민간자금을 함께 활용해 SK하이닉스의 차입 부담을 낮추고 호남 팹 건설을 앞당기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하지은/이시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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