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야권에서 사전투표제 폐지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학계 등 전문가 사이에서 “사전투표에서 발생하는 관리상 문제는 제도 개선 문제지 사전투표제 폐지 자체를 정당화할 수 없다”는 반박이 나왔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주최 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해 “사전투표 제도의 위험 요소를 지적하는 것과 제도 축소·폐지 요구는 구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명예교수는 “부정선거 의혹에 대응한다는 이유로 보통선거 원칙을 실질화하고 국민의 투표 참여 확대에 기여한 사전투표 제도를 후퇴시키는 것은 민주주의의 후퇴”라며 “투표지 보관·이송 과정 투명성 확보, 참관제도 실효성 확보 등이 지속적으로 개선돼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100% 완전무결한 투표 관리는 현실에서 불가능하다”며 “사전투표제 폐지 등 투표 편의성을 약화하는 제언은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선거 폐지 등이 실현된다고 해서 선거관리위원회 신뢰가 높아질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반면 이미 신뢰를 잃은 사전투표를 폐지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문상부 전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은 “사전투표제는 투표율 제고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투표지 보관·이송 과정의 보안 문제로 인해 부정선거 음모론이 확산하고 있다”며 “본투표를 이틀로 연장하면 유권자의 투표 편의와 기회를 충분히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전투표 폐지 주장은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주로 야권에서 제기됐다. 2022년 대선 ‘소쿠리 투표’ 사태 등 사전투표 과정에서 관리 부실이 반복된 만큼 투표 신뢰 회복을 위해 사전투표를 폐지하고 본투표를 이틀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은혜·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이를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사전투표제 폐지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에스더 기자 esth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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