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사태 중재' 정근식…"교육적 성찰 계기로 삼자"

입력 2026-07-13 18:00   수정 2026-07-14 00:27

'배재고 사태 중재' 정근식…"교육적 성찰 계기로 삼자"

“진정성 있는 사과, 용기 있는 용서, 학교당국의 선처 요구까지…. ‘교육적 화해’에 다가간 것 같습니다.”

광주제일고와의 경기 도중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응원을 해 문제가 된 배재고 야구부 사건에 대해 정근식 서울교육감이 13일 내놓은 평가다. 진실화해위원장 출신인 정 교육감은 이 과정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했다.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의 사과 방문 일정에 광주학생독립운동 기념탑과 국립 5·18민주묘지를 함께 참배하자고 제안한 것도 그였다. 정 교육감은 “1980년 민주화운동 당시 희생된 분들 중에 고교생도 많았다는 것을 직접 보고, 교육적 성찰의 계기로 삼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했다.

재발 방지를 위한 강경 대응도 예고했다. 서울교육청은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사회적 약자를 비방하거나, 혐오하는 발언을 규제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반기 발표될 민주시민교육 종합 계획에 포함될 예정이다. 정 교육감은 “가이드라인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문제 해결 방식은 달라야 한다”며 “민주시민 교육을 강화하고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상황에서도 혐오 발언이 나온다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6·3 지방선거에서 재선된 정 교육감은 최근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의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정 교육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외환위기 이후에도 ‘교육은 미래에 대한 투자’라며 지켜낸 것이 교육교부금 제도”라며 “현 정부에서 ‘20.79%’(내국세에서 교육교부금이 차지하는 비율) 기준을 허문다면, 교육계의 반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초·중·고교에 집중된 교육교부금의 칸막이를 없애 사용처를 다변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데는 공감했다. 그만큼 교육청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 교육감은 “유보 통합을 위한 영유아교육, 성인학습자의 평생교육 분야뿐만 아니라 고등교육 분야에도 교육청 예산을 집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서울교육청이 대학과 손잡고 중·고교생과 교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교육센터를 짓는다면, 교육청이 해당 대학에 그래픽처리장치(GPU) 구매를 지원하는 등 예산을 투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 교육청의 현금성 지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서는 “서울교육청의 입학준비금(초교 20만원, 중·고교 30만원)에는 교복 구매비 등이 포함된 것”이라며 “학부모가 다른 곳에 사용하는 일부 사례가 있다고 해서 불필요한 지원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부 교육감이 선거 과정에서 내건 ‘100만원 펀드 조성’ 등의 공약은 “선거 과정에서 나온 얘기로, 현실적으로는 실현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지난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교육감 선거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16개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 나온 무효표는 108만7120표로 전체 투표의 4.0%에 달했다. 정 교육감은 “기호와 소속 정당 표기가 없어 투표를 잘못하거나, 무효표를 던진 유권자가 너무나 많았다”며 “각 정당에서 교육감 후보를 추천하는 정당 추천제를 검토해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고재연/이미경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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