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임금은 기본 시급에 연장·야간·휴일·특근 수당이 더해지는 구조다. 월급제로 전환하면 근로 시간과 특근이 줄어도 기존 소득을 상당 부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노조는 그동안 일자리 감소를 이유로 로봇의 생산라인 투입에 제동을 걸었고, 이로 인한 생산성 정체 우려도 컸다.
이번 합의로 현대차는 미래형 공장으로 전환할 계기를 확보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올초 로봇 투입에 반대하는 노동계를 향해 “밀려오는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는 없다”며 기술 전환에 신속히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구체적인 제도 설계다. 근로 시간은 줄이면서 임금과 고용, 정년까지 모두 보장하는 방식이라면 과연 지속 가능할지를 따져봐야 한다. 현대차는 업계 최고 수준의 임금과 복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노조로선 로봇이 노동을 대체해도 일자리와 소득, 정년까지 유지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 대신 회사의 비용 부담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로봇 투입 효과는 사라진다. 오히려 청년 신규 채용 감소와 국내 투자 축소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우려가 크다. 자칫 이번 합의가 로봇 전환 속도를 늦추는 족쇄가 될 소지도 있다.
현대차 노사의 선택은 조선, 철강, 전자 등 제조업 전반의 혁신 모델에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월급제 전환이 노조 동의를 얻기 위한 손쉬운 거래가 돼서는 안 되는 이유다. 월급제는 직무 숙련도, 성과 중심의 보상체계와 함께 설계해야 한다. 회사는 로봇 운용과 정비 등에 필요한 직원 재교육 및 전환 배치를 보장하고, 생산성 향상분은 성과급으로 나누는 것이 합리적이다.
AI 제조업 전환의 성패는 로봇 도입 비용과 생산성 향상의 과실 배분을 지속 가능한 구조로 짜느냐에 달려 있다. 생산 현장의 로봇 전환 비용을 기업과 미래 세대에 떠넘기는 구조로는 성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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