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0.4원 내린 1493.0원에 주간거래(오후 3시30분 기준)를 마쳤다. 환율은 오전 6시 1500원에 거래를 시작한 직후 낙폭을 키웠다. 오후에는 장중 1486.5원까지 하락했다. 지난 5월 12일(장중 저가 1474.80원) 후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SK하이닉스가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으로 조달하는 265억달러(약 40조원) 규모 자금이 이날 납입되는 만큼 대규모 달러 자금이 순차적으로 시장에 풀릴 것이라는 기대가 원화 가치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환오픈(환율 변동에 노출) 전략을 취해온 한화오션이 연이어 선물환 매도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화오션은 대형 조선사 가운데 유일하게 환헤지(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 회피) 전략을 취하지 않았다. 한화오션은 최근 전략을 바꿔 환헤지 비율을 70% 수준으로 설정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10일과 13일 오후 연이어 20억달러 규모 선물환을 매도하면서 환율을 대폭 끌어내리는 데 일조했다.
외국인 투자자도 모처럼 국내 주식을 순매수하며 원화 가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외국인은 1조7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본격적으로 하향 안정화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달러 매도로 환율 하락 기대가 커지면 다른 수출 업체도 쥐고 있던 달러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어서다. 이형렬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은 “주요 반도체·중공업 기업의 선물환 매도 물량이 출회해 외환시장의 쏠림 현상이 완화되고 있다”며 “역대 최고 수준의 무역수지 흑자 등을 바탕으로 하반기 외환 수급의 구조적 변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반도체 기업의 주주환원과 인센티브 지급을 위한 환전 물량이 대기하고 있다”며 “하반기 강달러 압력도 완화할 수 있는 만큼 3개월간 원·달러 환율은 1440~1520원 내에서 완만하게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성미/남정민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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