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 성간 공간에서 처음으로 당 분자가 발견됐다. 지구에서 생명이 탄생하게 된 원리를 설명할 중요한 단서로, 세계 과학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발표된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는 우리은하 중심부 성운에서 라즈베리에 들어있는 것과 같은 성분의 당을 발견했다는 내용의 논문이 실렸다. 탄소 원자 4개와 수소 원자 8개, 산소 원자 4개로 이뤄진 에리트룰로스라는 당과 패턴이 일치했다.
당은 생명체를 이루는 핵심 재료이자 에너지원이다. 탄소 원자 5개를 가진 5탄당의 일종인 리보스와 디옥시리보스는 각각 RNA와 DNA의 골격을 구성하는 성분 중 하나다. DNA는 유전 정보를 저장하며, RNA는 DNA의 유전 정보를 옮겨 단백질 합성 등에 활용한다.
이번에 발견된 에리트룰로스는 4탄당으로, RNA나 DNA의 구성 성분은 아니다. 다만, 여러 개의 탄소 원자를 가진 당이 자연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생명에 필요한 유기물이 우주에서 만들어진 뒤 행성으로 전달됐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는 얘기다.
그동안 과학계는 지구에 존재하는 당의 기원을 밝히기 위해 노력해왔다. 필요한 화학 조건을 재현하려는 실험실 연구들은 당 분자를 반복적으로 만들어내는 데 실패했다. 지구에 떨어진 소행성과 운석에서 포도당, 리보스 등 여러 종류의 당이 검출된 만큼, 우주 공간으로부터 전달됐을 것이란 가설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우리은하의 성간 물질은 당이 있을 가능성이 큰 곳이었다. 최근 몇 년 새 이뤄진 연구에서는 성운 내 유기 분자들을 발견하기도 했다. 성간 물질은 태양계들 사이에 있는 먼지와 가스를 의미한다. 이번 연구의 저자들은 이를 두고 ‘인상적인 화학 공장’이라고 표현했다.
이사스쿤 히메네스세라 스페인 우주생물학센터 천체화학자는 공동 연구자들과 함께 전파망원경 두 대로 우리은하 중심부를 들여다봤다. 성간 물질이 방출하는 전파 데이터를 수집하고, 실험실에서 만들어 낸 패턴과 비교했다. 히메네스세라 박사는 “성간물질에서 발견한 물질이 정말 당인지 확신하고 싶어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며 “이번 발견은 다른 곳에서 생명이 발달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NYT에 말했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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