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15일 15:3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일시적으로 납입하는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증권사들이 수조원에 달하는 증거금에서 나오는 이자 수익을 올리면서도 투자자에게는 한 푼도 돌려주지 않는다는 비판을 감안한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15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대한 이자 지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공모주 청약 투자자들은 청약 금액의 50%를 증거금으로 증권사에 선납한다. 이후 2~3거래일 뒤에 배정받은 공모주 금액과 청약수수료를 차감한 잔여 증거금을 환불받는다. 이 기간에서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의 증거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해 이자 수익을 얻는다.
인기 공모주의 경우 일시에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에 달하는 청약증거금이 몰린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이 챙기는 이자 수익이 상당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 2013년 감사원도 청약증거금에 대해서도 투자자예탁금 이용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지적했으나, 관련 관행은 10년 넘게 유지됐다. 제21대와 제22대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발의됐으나 무산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는 부동산 계약 시 계약금을 돌려받을 때 이자를 붙이지 않는 것과 비슷한 구조”라며 “앞으로 운용 수익과 청약 비용을 비교해 남는 이익이 있다면 자금을 낸 개인에게 돌려주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은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의 ‘0주 배정’ 사태 책임으로 일반투자자에게 경과이자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청약 투자자들에게 증거금을 전액 환불했으나 환차손과 기회비용 등을 앞세운 반발이 이어지자 이를 달래기 위한 조치에 나선 것이다.
다만 증권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청약증거금 운용을 단순한 '이자 장사'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증권사들은 투자자가 증거금을 입금해도 실제 결제 시스템상 증권사 계좌로 자금이 들어오기까지 1~2일의 시차가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자체 대출을 받아 증권금융에 청약증거금을 먼저 예치하는 금융 비용을 감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균등배정 도입으로 청약 방식이 복잡해진 점도 이유로 꼽힌다. 미납입에 따른 실권주 처리 등 업무 강도가 가중됐고 전산 시스템 유지와 인력 비용 등 물리적 비용이 상당하다는 주장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종합적으로 따져보면 발생하는 이익이 크지 않고 증권사가 일방적으로 폭리를 취하는 구조도 아니다”라며 “단 며칠 사이에 발생하는 비용과 이자를 계산해 지급해야 한다면 실무 현장의 혼선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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