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4년까지 208조 기부"…워런 버핏의 마지막 로드맵

입력 2026-07-15 18:44   수정 2026-07-15 20:09


'투자의 귀재'이자 세계 최고 부호 중 한 명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이사회 의장이 오는 2034년까지 자신이 보유한 회사 주식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14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버핏이 버크셔해서웨이 주식(B주) 1,200만 주를 자선재단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부 규모는 약 60억달러(약 9조원)에 달한다. 기부금은 사별한 첫 부인의 이름을 딴 수전 톰슨 버핏 재단에 900만 주, 세 자녀가 운영하는 셔우드 재단, 하워드 G. 버핏 재단, 노보 재단에는 각각 100만 주씩 배분됐다.

이들 재단은 버핏의 자선 철학을 바탕으로 각기 다른 분야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가장 많은 기부를 받은 수전 톰슨 버핏 재단은 여성의 권리 증진과 장학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장녀 수지 버핏이 이끄는 셔우드 재단은 네브래스카주 오마하를 중심으로 교육 개선과 지역사회 발전, 취약계층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장남 하워드 버핏이 운영하는 하워드 G. 버핏 재단은 글로벌 식량 안보와 분쟁 완화, 인도주의 지원에 집중하고 있으며, 차남 피터 버핏의 노보 재단은 여성과 소녀의 권리 증진, 폭력 예방, 사회 정의 실현과 환경·기후 관련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버핏은 성명을 통해 "앞으로 약 8년 안에 내가 보유한 버크셔 주식을 모두 처분하는 것이 목표"라며 "남은 주식은 어떤 방식으로든 2034년 12월 31일까지 이들 4개 재단에 모두 기부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버핏이 보유한 버크셔 지분 가치는 1,400억달러(약 208조원)를 웃돈다. 계획대로 8년 안에 전량을 기부하려면 매년 최소 170억 달러 규모의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한편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이하 게이츠재단)이 기부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점이다. 버핏이 2006년 기부를 시작한 이후 게이츠재단을 기부 대상에서 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다시 논란이 된 빌 게이츠와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간의 친분 관계가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게이츠재단은 외부 로펌을 선임해 빌 게이츠와 엡스타인의 관계에 대한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다. 버핏은 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게이츠재단에 대한 추가 기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세은 인턴기자 seni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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