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비위 의혹'으로 학내 구성원들의 사퇴 요구를 받는 경기대학교 제12대 총장 예정자 고기복 씨가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내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경기대 법인이 임용 유지 여부를 논의하는 가운데 당사자가 공개 반박에 나서면서 총장 선임을 둘러싼 논란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고 씨는 15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현재 형사재판 1심이 진행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무죄를 다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제3자의 핵심 증언과 수사기관의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 등 무죄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정황과 증거가 존재한다"며 "오는 10월 예정된 1심 선고를 통해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 씨는 경기대 법인 이사회 일각에서 제기되는 임용취소 논의에 대해서도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사회 선출 결의와 임용 절차는 이미 유효하게 완료됐고 현재는 임기 개시만 앞둔 상태"라며 "임기 시작 전 임용을 취소하는 것도 실질적으로는 해임과 같은 효력을 갖는 만큼 사립학교법이 정한 해임 사유와 절차를 모두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총장 자격을 박탈할 만한 해임 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교원징계위원회 심의 등 필수적인 징계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며 "이사회 의결만으로 임용취소를 강행할 경우 명백한 위법이자 무효"라고 강조했다.
또 "객관적인 사유나 적법한 절차 없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형사재판만을 이유로 임용을 취소하면 향후 법원이 무효로 판단해 학교법인이 손해배상 등 법적·재정적 부담을 질 가능성이 있다"며 신중한 판단을 요청했다.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무죄를 입증할 객관적 정황과 법리적 입장을 여러 차례 설명했지만 반론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공정성과 균형에 입각한 보도를 해달라"고 밝혔다.
고 씨의 입장문은 학내 구성원들이 공동으로 사퇴를 촉구한 지 일주일 만에 나왔다.
경기대 교수회와 노동조합, 총학생회는 지난 8일 공동 성명을 내고 "총장 임용 예정자가 성비위 관련 의혹으로 형사재판을 받는 사실이 알려졌음에도 학교법인은 별다른 해명 없이 방관하고 있다"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대학의 명예와 신뢰 회복을 위해 총장 임용 예정자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경기대 법인 이사회는 지난 5월 27일 전직 대학 겸임교수인 고 씨를 제12대 총장으로 선출했다. 고 씨의 임기는 오는 22일부터 2030년 7월까지 4년이다.
고 씨는 동국대 재직 당시 학생을 추행한 혐의로 지난해 4월 불구속 기소돼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다만 고 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경기대 법인 이사회는 16일 회의를 열어 고 예정자로부터 관련 소명을 청취한 뒤 임용 유지 여부 등 향후 거취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사회 결정에 따라 총장 선임을 둘러싼 학내 갈등도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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