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극적 회생하나…메리츠 2000억·MBK 전액 보증

입력 2026-07-15 17:58   수정 2026-07-16 02:26

홈플러스 극적 회생하나…메리츠 2000억·MBK 전액 보증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연장에 청신호가 켜졌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긴급운영자금(DIP) 2000억원 대출을 지원하고,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이 2000억원 전액을 보증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 메리츠캐피탈 등 3개사는 16일 이사회를 열어 2000억원 대출 안건을 심의·의결할 방침이다.

지난 3일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최소 긴급운영자금 2000억원을 조달할 방안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오는 20일까지 홈플러스가 자금 확보 방안을 제출하면 회생절차 연장 여부를 다시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는 13일부터 본사와 전국 67개 대형마트 점포의 영업을 임시 중단한 상태다.
홈플러스, 회생길 열리나
20일 '운명의 날' 앞두고 운영자금 2000억 확보 전망
메리츠금융그룹과 MBK파트너스는 긴급운영자금(DIP) 대출 2000억원 조달을 놓고 평행선을 달렸다. 2000억원은 홈플러스와 최대 주주인 MBK가 회생이 가능한 최소한의 ‘생명유지 장치’로 제안한 것이다.

양측은 김병주 MBK 회장 등의 보증을 전제조건으로 1000억원 DIP 대출과 보증에 대해선 합의했다. 하지만 나머지 1000억원에 대해서도 메리츠금융 측이 “김병주 MBK 회장의 전액 보증이 있어야 대출을 해주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대주주의 확실한 담보나 신용 보증 없이 손실 위험이 있는 대출을 집행하는 것은 배임 소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MBK 측은 “김 회장의 개인 증여를 포함해 수천억원의 자금과 신용을 부담해왔다”며 홈플러스 최대 채권자로 핵심 점포 대부분을 담보로 잡아 파산에 따른 손해가 가장 적은 메리츠가 고통 분담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가 지난해 말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최대 채권자는 메리츠금융그룹이다. 메리츠금융은 2024년 5월 홈플러스에 약 1조3000억원을 대출해주며 점포 62곳을 담보로 잡았다. 계열사별로 보면 메리츠증권이 원금과 이자를 합해 총 6601억원의 선순위 신탁담보 회생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메리츠화재(2906억원)와 메리츠캐피탈(2890억원)도 선순위 채권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시장에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국회 청문회 카드를 제시하자 메리츠금융그룹이 한발짝 물러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청와대에선 김용범 정책실장 주재로 관계부처와 정치권이 참여한 홈플러스 사태 관련 비공개 간담회가 열렸고, 15일 민주당은 MBK와 메리츠를 상대로 국회 청문회 개최를 결정했다. 당초 정부와 정치권에선 홈플러스 파산과 관련해 개입을 꺼리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대형마트 업계 2위의 파산으로 1만2000여명의 직간접 고용인원이 갑자기 일자리를 잃게 되면 정부 지지율 차원에서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면서 ‘청문회 카드’를 꺼내 들었다.

남은 관건은 16일 열리는 메리츠증권 등 메리츠금융 3사의 이사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영진과 오너가 방향을 정하더라도 사외이사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어 이사회 통과를 낙관하긴 이르다“며 ”민간 금융회사가 정부와 정치권 압박으로 회사의 손해를 감수하는 결정을 내리는 것에 대해 법적 부담도 상당할 것“고 말했다. 2000억원으로 홈플러스가 회생이 가능할 지 미지수라는 점도 메리츠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송은경/안대규 기자 nor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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