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성과급發 집값 자극 차단…고가주택 대출 문턱도 높여

입력 2026-07-15 18:06   수정 2026-07-16 02:49

삼전닉스 성과급發 집값 자극 차단…고가주택 대출 문턱도 높여


금융당국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소득 산정 때 성과급 반영 기간을 늘리는 것은 거액의 성과급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일시적으로 높여 집값을 자극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소득 양극화가 주택금융 격차로 번지는 데 제동을 걸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은 DSR에서 제외되는 사내대출을 이용할 수 있어 이런 혜택 없이 성과급을 소득으로 인정받아 집을 사려던 일부 실수요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줄어드는 주담대 한도
금융위원회가 15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밝힌 DSR 규제를 적용하면 대출 한도는 상당액 줄어든다. 예컨대 최근 3년간 연봉이 6500만원인 SK하이닉스 직원이 올해 7700만원의 성과급을 받았다고 가정하면, 올해 소득은 총 1억4200만원으로 늘어난다.

현행 방식대로 최근 2년 소득을 평균하면 DSR상 인정소득은 1억350만원이다. 이를 3년 평균으로 늘리면 인정소득은 9067만원으로 줄어든다. 다른 대출 없이 DSR 40%, 만기 30년, 심사금리 연 7% 적용 시 주담대 한도는 약 5억1900만원에서 4억5400만원으로 6500만원가량 감소한다.

금융당국은 성과급으로 늘어난 대출 여력이 부동산 매수에 쓰이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 직원은 DSR 산정에서 제외되는 고액의 사내대출을 이용할 수 있어 규제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회사 직접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대기업 직원은 은행 대출 때 DSR 규제 영향이 사실상 없다”며 “반면 회사 지원 없이 성과급을 소득으로 인정받아 집을 사려던 근로자는 주담대 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대출 총량 의견 엇갈려
금융위는 은행의 주담대 취급 유인 자체를 낮추기 위해 자본규제를 강화했다. 은행은 주로 담보인정비율(LTV)이 높은 고위험 주담대에 대해 추가 자본을 쌓고 있다. 앞으로는 대출 규모 자체가 크거나 고가주택이 담보일 때, 다주택자가 주담대를 받는 경우 등에 자본을 더 적립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강남을 비롯한 고가 아파트 주담대는 금리가 오르거나 심사가 강화되는 등 대출 문턱이 높아질 수 있다.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을 1.5% 이내로 묶는 올해 관리 목표도 유지하기로 했다. 최근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낮아졌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내려간 것은 분모인 명목 GDP가 커진 영향이지 가계부채 규모 자체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며 “가계부채 비율도 선진국은 60%대 중반인 데 비해 우리는 80%대 후반으로 높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위 주최 ‘부동산금융정책 국민 의견 경청토론회’에서는 반대 의견도 나왔다.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대출 없이는 집을 사기 어려운 상황에서 총량 규제를 오래 유지할 필요는 없다”며 “단기적으로만 운용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위는 이 자리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해 오는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종합토론회 이후 마련하는 추가 부동산 대책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실수요와 투기 수요를 정교하게 구분할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조미현/박시온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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