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주의력 결핍으로 이어지고 있다. 세라 제인 머레이 미국 베일러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학생들이 책을 끝까지 읽기는커녕 장편 영화 한 편을 보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20년 전에는 2분30초 동안 한 가지 일에 집중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47초밖에 버티지 못한다”고 밝혔다.
2000년 전 로마 철학자 세네카도 정보 과잉에 따른 주의력 결핍 문제를 경고했다. 당시 로마에는 파피루스가 널리 보급돼 두루마리 책이 풍부해지고 상류층을 중심으로 과거보다 많은 텍스트를 접할 수 있게 됐다. 세네카는 너무 많은 책을 빨리 읽는 것이 마음을 불안정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루킬리우스에게 보내는 도덕 서한>에서 “책이 너무 많으면 정신이 산만해진다”며 “한곳에 머물며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세네카는 <스토아 철학자의 편지>에서 하루에 한 가지 생각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아침에 책에서 그날 생각할 거리 한 가지를 찾으면 온종일 그 화두를 곱씹으며 생각을 넓혀가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아침에 머리를 스친 생각은 의미를 더하고, 때로는 인생에 남을 교훈까지 얻을 수 있다.
이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심층 처리’라는 개념과 맞닿아 있다. 생각을 주의 깊게 되짚어볼 때 비로소 그 생각이 장기 기억에 저장될 가치가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세네카는 이렇게 쌓은 지식을 꿀에 비유했다. 머레이 교수는 “꽃에서 채취한 꿀을 벌들이 주고받으며 효소와 섞어 저장하면 원래 꽃꿀과 달리 수천 년이 지나도 상하지 않는다”며 “마찬가지로 정보는 쉽게 잊히지만 지혜는 몸에 아로새겨진다”고 말했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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