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기업의 ‘빌드’(미래형 설비·기술 투자)가 ‘바이(단순 M&A)’를 압도할 것입니다.”민준선 삼일PwC 딜부문 대표(사진)는 15일 인터뷰에서 꺼낸 얘기다. 과거 기업의 비약적 성장은 M&A를 통해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엔 기술과 인프라를 구비하는 데 더 많은 자금을 쏟아붓는다. 인공지능(AI)의 시대를 맞아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로봇, 전력 등 발 빠르게 투자해야 할 곳이 늘어난 영향이다.
삼일PwC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글로벌 M&A의 거래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지만 거래 금액은 42% 늘어난 약 2조 달러(약 3000조원)를 기록했다. 상반기 최대 딜은 100조6340억원 규모인 미국 ‘넥스트에라에너지’의 도미니언에너지 인수였다. AI 산업 폭발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북미 최대 전력·에너지 인프라 기업이 경쟁사를 인수한 것이다. 민 대표는 “요즘엔 M&A도 ‘빌드’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민 대표는 하반기 M&A 시장 키워드로 ‘AI 중심의 산업 재편’, ‘선별적 투자’, ‘양극화 심화’를 꼽았다. 주목할 업종으로 반도체·전력 인프라·K콘텐츠·부품소재 등을 꼽았다. 그는 “대기업 상장사의 카브아웃(사업부 매각) 딜은 정부의 소액주주 보호 방침으로 어려움이 있겠지만, 크로스보더(국경 간 거래) 딜은 활발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여전히 기술·플랫폼·인프라 자산 확보의 핵심 시장이고, 일본에선 엔저와 산업재편을 활용한 전략적 제휴 및 인수 기회를 노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삼일PwC는 단순히 딜만 자문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속으로 들어가 고객의 일부분이 되는 ‘매니지드(경영위탁) 서비스’를 선보였다. 기업의 주요 경영 기능을 장기적으로 대행·관리하면서 AI, 데이터, 자동화, 산업 전문성, 리스크 관리를 돕겠다는 의미다. 전략과 컨설팅에 능한 30명의 전문가도 별도로 선발한 것도 이런 수요를 겨냥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작년 딜 부문 매출이 업계 최초로 2000억원을 돌파했는데, 올해에도 10% 이상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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