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15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대규모 총파업대회를 열어 원청 기업에 하청 노동자와의 교섭을 압박했다. 지난 3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2·3조) 시행 이후 민주노총이 벌인 첫 대규모 총파업이다. 민주노총이 원청과의 교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더 강한 투쟁으로 맞서기로 예고하면서 ‘하투(夏鬪)’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참가자들은 세종대로 5개 차로를 점거한 채 동화면세점 앞부터 대한문 인근까지 약 200m 구간을 가득 메우고 ‘원청교섭 쟁취’ ‘진짜 사장 나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원청의 단체교섭 참여를 요구했다.
민주노총의 핵심 요구는 노란봉투법 취지에 맞게 원청이 하청 노동자와 직접 교섭에 나서라는 것이다. 노란봉투법은 근로계약을 직접 맺지 않았더라도 노동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주체라면 노동조합법상 사용자로 인정할 수 있도록 사용자 범위를 넓혔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대회사에서 “정부는 교섭에 나오지 않는 사업주들을 처벌해야 한다” “이제 인내의 시간은 끝났다, 강력한 투쟁으로 원청 교섭의 원년을 열어야 한다”는 등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자동차노조 등 민주노총 산하 산별 노조도 전국 사업장에서 파업, 도심 행진 등을 벌이며 총파업에 대거 가세했다. 금속노조는 전국 사업장에서 4시간 이상 파업을 벌였다. 금속노조 부분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은 전체 10만1000여 명 가운데 7만9000여 명에 달했다. 현대차 노조도 지난 6일부터 평일 연장근로와 주말 특근을 거부하고 있다.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포함된 마트산업노동조합 또한 오후 경복궁 방향으로 행진한 뒤 청와대 앞에서 별도 홈플러스 상경집회를 열었다. 공공연대노조 소속 돌봄 노동자 등 약 2000명도 이날을 ‘하루 멈춤의 날’로 정하고 서울 집회에 참여했고 건설산업연맹과 민주일반연맹, 보건의료노조 등도 총파업대회에 합류했다.
전국플랜트건설노조도 8월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플랜트노조의 파업이 현실화하면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하청 노조가 원청 기업을 상대로 벌이는 첫 적법 파업이 될 전망이다. 조합원 약 10만 명을 둔 보건의료노조도 오는 23일 산별 동시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집회 참가자들은 본대회를 마친 뒤 사직로를 따라 청와대 앞까지 행진했다. 평일 퇴근길에 도심 한복판에서 집회와 행진이 이어지면서 광화문과 사직로 일대 차량 흐름이 한때 더뎌졌다. 인근 시민들은 집회로 인한 불편을 호소했다. 일부 외국인 관광객은 집회 현장을 서둘러 벗어났고, 또 다른 시민은 아이의 귀를 막은 채 자리를 떠나는 모습도 보였다.
집회 장소 주변에서는 ‘6·3 부정선거 재선거’ ‘선거관리위원회 해체’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1인 시위자들이 등장했으나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