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의 나라' 기획 인상적…전력·용수부족 해결책 짚어달라"

입력 2026-07-15 18:17   수정 2026-07-16 00:17

"'반도체의 나라' 기획 인상적…전력·용수부족 해결책 짚어달라"

한국경제신문 독자위원회 2026년 2차 회의가 지난 13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17층 영상회의실에서 열렸다. 독자위원들은 ‘반도체의 나라 AI 심장을 겨누다’, ‘성과급, 한국 사회를 뒤흔들다’, ‘이념 넘은 집념’ 등 굵직한 기획·특종 보도에 주목했다. 위원들은 “반도체 호황 사이클을 맞아 시의적절한 기획과 한경 특유의 분석력이 돋보였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회의에는 박병원 한경 독자위원회 위원장(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주재로 강태수(KAIST 금융전문대학원 초빙교수)·곽주영(연세대 경영대학 교수)·김도영(서강대 경제학부 교수)·김우경(SK이노베이션 PR실장)·박종민(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이창재(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조성우(런드리고 대표)·곽다연(성균관대 미래정책대학원 석사과정) 위원이 참석했다.

◇ 삼성·SK 성장사 입체적 조명
위원들은 올 4~7월 보도 가운데 산업·경제 분야 기획에 주목했다. 금융 전문가인 강태수 위원은 ‘거인 삼성의 집념과 언더독 SK의 반란…K반도체 신화 썼다’ 기사에 대해 “반도체 산업의 성장 과정을 단순한 기업사가 아니라 삼성과 SK의 경쟁 구도로 흥미롭게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HBM과 파운드리 경쟁, 중국의 추격 등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요소를 짚는 후속 보도도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홍보·미디어 전문가인 김우경 위원도 기업의 성과를 조명하는 데 그치지 말고 산업 생태계의 구조적 과제도 다뤄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용수 부족 문제를 단순히 언급하는 데 그치지 말고 정책적 원인과 대안까지 함께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과급, 한국 사회를 뒤흔들다’ 기획도 호평을 받았다. 변호사인 이창재 위원은 “사회적 논의가 다소 잦아든 시점에 삼성전자 성과급 문제를 다시 짚어준 점이 의미 있었다”며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배분하는 이익 공유 방식(profit sharing)은 미국과 유럽, 일본, 대만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만큼 해외 주요 기업과 비교해 어떤 점이 같고 다른지 분석했더라면 기획의 설득력이 더 높아졌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경제학자인 김도영 위원도 “성과급은 우수 이공계 인재를 반도체 산업으로 유인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주주 권리와 기업 간 임금 격차, 신규 고용 위축 등 부작용도 함께 보도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 증시 활황 속 투자 위험 알려야
증시 활황기일수록 내재된 투자 위험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대학원생인 곽다연 위원은 “해외 경제신문을 보면 활황기에도 강세론과 약세론을 함께 제시한다”며 “향후 주가 변동성 등 투자자가 고려해야 할 요소를 입체적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우경 위원도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처럼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높을수록 손실 위험을 더욱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당부했고 강태수 위원도 “현재 시장 상황을 단순 중계하는 데 그치지 말고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나 반도체 업황 변화 등에 따라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하면 독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기획기사의 전문성을 유지하면서도 독자의 눈높이에 맞춘 설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경영학자인 곽주영 위원은 “경제 기사의 전문성을 유지하면서도 일반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가독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으며 김도영 위원도 “생애주기펀드(TDF·target dated fund)와 같은 새로운 금융상품은 운용 방식과 투자 위험 등을 쉽게 풀어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제정책·AI 트렌드 지속 보도
위원들은 주요 경제정책과 AI 분야에 대해선 트렌드 변화를 꾸준히 모니터링해 독자의 궁금증을 풀어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병원 위원장은 ‘물가 자극하면 안 된다…美 ‘민주 텃밭’ 주민들 최저임금 인상에 제동’ 기사와 관련해 “미국 일부 지역에서 주민투표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사례는 의미 있는 시도인 만큼 지역별 차등 적용과 함께 보다 심층적으로 다뤄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딥인사이트 ‘독이 된 독일의 3대 성장 공식’ 기획에 대해서도 “독일과 노르웨이 등 해외 사례를 분석해 정책 변화가 산업과 경제에 미친 영향을 함께 조명하면 우리 사회에 적잖은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디어학자인 박종민 위원은 “미국은 첨단 AI 모델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미국이 약 50개, 중국이 30개 수준의 AI 모델을 보유한 가운데 한국도 8개 모델을 확보한 만큼 해외 정책 변화와 국내 개발 현황을 함께 짚는 후속 보도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벤처 생태계에 대한 심층 분석 기사를 다뤄볼만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스타트업 대표인 조성우 위원은 ‘출구 꽉 막힌 벤처펀드…2조 회수펀드까지 등장’ 기사와 관련해 “세컨더리 펀드를 임시방편이나 부실 처리 수단으로 볼 것이 아니라 벤처 생태계의 정상적인 회수 인프라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국내 펀드의 짧은 운용 기간과 높은 기업공개(IPO) 의존도 등 구조적 원인도 함께 짚어달라”고 당부했다.

위원들은 AI 확산에 따른 국내외 산업 생태계 변화에 주목하기도 했다. 곽주영 위원은 ‘서울 AI 개발자 퇴근하면 印 노이다선 출근…24시간 릴레이 근무’ 기사에 대해 “글로벌 협업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흥미롭게 보여줬다”며 “생산성뿐 아니라 임금과 근로시간, 노동조건, 품질관리, 리스크 등까지 함께 분석했다면 더욱 완성도 높은 기획이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곽다연 위원은 “AI가 노동시장과 청년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꾸준히 분석하고 국내 채용공고 데이터를 활용한 ‘한경 AI 고용지수’ 구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최진영 기자 real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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