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전 대한탁구협회장)의 ‘탁구 국가대표 선발 개입’ 등 의혹을 불송치하자 해당 사건 관계인이 이의신청에 나섰다. 경찰은 이의신청인의 고소인 적격 여부 등을 검토한 뒤 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탁구계 관계자 A씨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광야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의 유 회장 관련 의혹 사건 불송치 결정에 불복해 최근 서울경찰청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A씨가 고발한 유 회장 관련 사건은 지난달 30일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됐다. 함께 고발된 김택수 전 대한탁구협회 부회장과 정해천 전 사무처장에게도 같은 결론이 내려졌다.
이의신청은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불복하는 절차다.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경찰은 사건 기록과 증거물을 즉시 검찰에 송부해야 한다.
경찰은 사건 고발인인 A씨가 이의신청을 제기해 그가 이의신청인 자격을 갖췄는지 검토에 들어갔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이의신청 주체는 고소인으로 한정돼 있다. 2022년 형사소송법이 개정되면서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이 폐지됐다.
A씨 측은 자신도 유 회장의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해 직접적인 피해자이기 때문에 고소인 자격을 갖춰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A씨 측은 “이의신청이 접수되지 않으면 수사심의를 신청하거나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유 회장을 △대한탁구협회 인센티브 부당 분배 △탁구용품 부당 처분 △미국 프로리그 견학 당시 부모 동행 △후원 항공권 사적 이용 △디비전리그 경기장 부당 선정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 개입 등 6가지 의혹으로 고발했다.
인센티브 부당 분배 등 5건에는 업무상 배임 혐의를, 국가대표 선발 개입 의혹에는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체육시민연대와 문화연대 등 시민단체도 비슷한 내용의 고발장을 제출했다.
사건을 맡은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해 10월 유 회장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수사에 돌입했다.
수사 결과 경찰은 국가대표 선발 개입 의혹과 관련해 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유 회장이 국가대표 선발의 최종 권한을 가진 만큼 정당한 권한을 행사한 것이라고 봤다. 유 회장 가족이 운영하는 탁구장이 디비전리그 경기장으로 선정돼 부당한 이익을 얻었다는 의혹도 인정하지 않았다.
미국 프로리그 견학 당시 부모를 동행하게 했다는 의혹과 대한항공 후원 항공권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 역시 증거불충분으로 판단했다. 인센티브 부당 지급 의혹과 관련해서도 유 회장에게 지급 결정 권한이 없어 업무상 배임죄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봤다.
이에 고발인 측은 "업무상 배임은 본인이 직접 이익을 취득하지 않아도 제3자에게 재산상 이익을 얻게 하면 성립할 수 있다"며 "핵심 참고인 조사와 금융거래 추적, 후원 경위 확인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부실수사"라고 주장했다.
진영기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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