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 홈플러스에 2000억 수혈…회생계획안도 찬성

입력 2026-07-16 17:31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회생절차를 이어가는 데 합의했다. 메리츠가 긴급운영자금(DIP) 2000억원 대출을 지원하면 MBK가 전액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노조는 점포 정리에 협조하기로 했다.

홈플러스는 이 같은 합의안을 반영해 오는 20일 법원의 회생계획안 폐지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본사, 대형마트, 온라인 등 잔존 사업부문 매각을 추진해 회생절차를 졸업하는 게 목표다.
◇MBK·메리츠·노조 ‘대타협’
메리츠화재·증권·캐피탈 등 3사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홈플러스 회생절차 연장을 위한 2000억원 대출을 승인했다. 다만 ‘홈플러스에 추가적인 자금 지원은 없다’는 내용도 추가 의결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MBK는 메리츠의 대출 전액에 대해 직접 연대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

메리츠는 지난달 30일 홈플러스가 제출한 수정 회생계획안에 동의(찬성)하는 등 회생계획 인가 절차에도 적극 협조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합의가 2000억원 자금을 수혈하는 데 그치고 정작 회생계획안이 부결된다면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인 오는 9월 초 파산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가 협조하면 법원에 제출된 수정 회생계획안은 무난히 가결될 전망이다.

양측이 한 걸음씩 양보해 극적으로 타결된 이번 합의에는 노조도 참여했다. 마트산업노동조합과 일반노동조합은 37개 점포 폐점 과정에서 회사의 재정적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협조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확보되는 자금은 상품 매입 등 영업 정상화에 활용된다.

메리츠는 이사회 이후 발표한 의견문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우선시하는 금융사로서 추가 1000억원 지원은 고심 끝에 내린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이번 필수 자금 지원이 회생의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MBK 측은 “회생절차가 계속되면 홈플러스는 계속기업으로서의 가치를 유지하며 경영 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공개 간담회 이후 합의 급물살
앞서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DIP 2000억원이 조달되지 않아 홈플러스는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메리츠와 MBK는 지원 금액과 보증 범위 등에서 이견을 보이며 정면으로 충돌했다. 양측은 김 회장 등의 보증을 전제조건으로 1000억원 DIP 대출에는 합의했다. 하지만 나머지 1000억원을 두고선 메리츠는 추가 지원을 사실상 거부했고, MBK도 여력이 바닥나 더 이상의 보증은 어렵다고 난색을 보였다.

근 한 달간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렸고, 지난 3일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 이후 홈플러스는 사실상 청산 수순을 밟고 있었다. 13일엔 영업 중이던 전국 67개 점포가 무기한 영업을 중단해 위기감이 더욱 고조됐다.

분위기가 반전된 건 14일 청와대에서 비공개 당·정·청 간담회가 열리면서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주재로 관계 부처와 더불어민주당 홈플러스 태스크포스(TF) 소속 의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홈플러스 사태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 당일 심야까지 유동수 국회 정무위원장이 MBK와 메리츠 사이를 오가며 중재를 이어갔다. 김광일 MBK 부회장과 김용범 메리츠 부회장이 15일 저녁까지 금융위원회에서 대면해 세부 조건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이해관계인들을 설득해 홈플러스를 살려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다.

송은경/서형교 기자 nor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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