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시 열린 '긴축의 시대'…통화·재정 엇박자 경계해야

입력 2026-07-16 17:34   수정 2026-07-17 00:07

[사설] 다시 열린 '긴축의 시대'…통화·재정 엇박자 경계해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어제 연 2.50%인 기준금리를 연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023년 1월 이후 3년6개월 만의 금리 인상이자 통화 긴축 사이클의 시작을 알린 결정이다. 이번 금리 인상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주요 경제지표가 일제히 인플레이션 경고음을 울리는 상황에서 적절한 대응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중동 전쟁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깊은 균열을 냈다. 그 여파로 인한 고유가·고환율은 전방위로 물가 압력을 키워왔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월 2.0%에서 5월(3.1%)과 6월(3.2%) 연이어 3%를 넘어섰다.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 역시 6월 3.4%까지 치솟았다.

국제 유가는 다소 안정됐지만 그동안 누적된 원가 부담과 환율 상승이 시차를 두고 차례차례 소비자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여기에 반도체 등 대기업의 임금 상승, 주식·부동산 가격 급등이라는 수요 측면 압박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물가 불안을 키우고 있다. 세계 주요국도 이미 긴축에 방점을 찍고 있다. 중동발 에너지 가격 불안에 대응해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 인상에 나섰고, 초저금리를 유지하던 일본은행(BOJ)도 지난달 기준금리를 31년 만의 최고 수준인 연 1.0%로 끌어올리며 제로 금리 시대를 마감했다.

긴축 전환은 불가피하지만, 경기 회복의 불씨까지 꺼뜨리지 않는 정교한 정책 운용이 중요해졌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유기적 공조가 절실한 이유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를 토대로 내년도 총지출 예산을 800조원 이상으로 늘리는 역대 최대 규모의 확장재정을 예고했다. 한쪽에서는 돈줄을 죄는데 다른 쪽에서는 돈을 푸는 ‘정책 엇박자’는 물가 안정 효과를 반감시키고 시장 혼란을 키울 수 있다.

인플레이션 대응은 중앙은행만의 외로운 싸움이 아니다. 정부는 경기 부양이나 선심성 현금 살포를 지양하고, 잠재성장력 확충과 취약계층 보호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금리 인상기에 확대될 수 있는 가계부채 부실 가능성 등 금융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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