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이슈' NSC 상임위 개최…주병기·강경화 참석

입력 2026-07-16 17:53   수정 2026-07-17 01:11

청와대가 16일 한·미 간 주요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했다. 쿠팡 제재가 양국 관계의 핵심 사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이 문제가 ‘한·미 조인트팩트시트(JFS)’ 이행 전반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안을 점검하는 차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부처 업무보고에서 역대 최대 과징금을 “부당한 차별”이라고 주장하는 쿠팡에 대한 제재 당위성을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날 “위 실장 주재로 한·미 통상·안보 현안 관련 NSC 상임위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강경화 주미대사, 산업통상부 관계자도 참석했다. NSC 상임위에 경제부총리는 물론 공정위원장과 주미대사까지 참석한 건 이례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쿠팡 문제 등 한·미 간 현안을 그만큼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청와대가 NSC 상임위를 소집한 건 쿠팡 제재 문제가 부상한 한·미 관계 전반을 들여다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쿠팡은 지난해 11월 약 3755만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시키는 보안 사고를 냈다. 정부가 지난달 과징금 6246억8100만원, 과태료 1680만원을 부과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쿠팡은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인 자사에 ‘부당한 차별’을 한다며 미국 정·관계를 대상으로 전방위 로비를 벌이고 있다.

미국 하원 법제사법위원회는 최근 한국 정부가 쿠팡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백악관이 이 보고서를 지지하는 입장을 냈고, 이에 청와대가 반박하면서 쿠팡 문제가 한·미 간 갈등 현안으로 급부상했다. 여기에 지난해 양국 정상이 합의한 JFS에 담긴 ‘1호 대미투자’ 프로젝트 지연까지 엮이며 양국 간 미묘한 기류가 형성됐다. 대미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데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마이크론 주최 행사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국 내 투자를 압박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위 실장은 “한·미 관계는 통상과 안보가 결합된 만큼 한 단계 진전시키기 위해 여러 부처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상 이슈인 쿠팡과 대미투자 지연 문제가 핵추진잠수함 건조, 우라늄 농축·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등 안보 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개인정보 유출과 악용에 대해서는 제재금을 대폭 올려 개인정보 보호에 드는 비용을 훨씬 초과하게 해야 한다”며 “최근 과징금 액수가 올라간 데 대해 ‘나만 표적으로 한 것 아니냐’고 주장하는 기업이 있다”고 했다. 특정 기업 이름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쿠팡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대통령은 “어떤 기업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한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설명하면 좋겠다”고 지시했다.

그러나 미국 측이 쿠팡 제재와 관련해 부정적 입장을 거둬들이지 않는 상황에서 양국 간 이상 기류가 한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안보 협상뿐만 아니라 소형모듈원전(SMR) 협력 등에도 부정적 영향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재영/김다빈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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