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려면 계좌에 순수 현금을 3000만원 이상 들고 있어야 한다. 오는 11월부터는 한 번 매수할 때 최소 매수 단위가 20주로 확대된다.
재정경제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주식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주범’으로 지목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방안의 핵심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투자 요건 강화다. 우선 다음달 5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매수할 때 필요한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늘린다. 그동안은 현금뿐 아니라 보유 주식도 시가의 70% 안팎을 기본예탁금 산정에 포함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순수하게 현금 3000만원이 있어야만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투자할 수 있다.
해외에 상장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전반에도 같은 규제가 적용된다.
신규 레버리지 상장 잠정 중단…거래정지 등 빠져 실효성 논란도
또한 자산운용사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광고와 이벤트성 마케팅을 전면 금지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신규 상장도 이날부터 잠정 중단했다. 총 두 시간인 교육시간은 세 시간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후 교육 평가에서 60점에 미달하면 교육을 재수료하도록 의무화한다.
증권사의 ETF 유동성공급자(LP)의 종가 괴리율 관리 의무 기준도 3%에서 2%로 높인다. 증권사가 고의·중과실로 괴리율 관리 의무를 어기면 신규 종목에 대한 유동성 공급 업무를 제한할 근거를 둔다. 자산운용사가 적정 괴리율을 위반할 경우 신규 ETF 상장이 제한된다.
이번 대책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5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해 “보완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하라”고 지시한 직후 나왔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이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2000년 이후 13회의 서킷브레이커(거래 일시 중단) 중 5회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출시된 이후 발동됐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투자한 개인투자자의 손실도 컸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의 이날 기준 종가는 1만4585원으로 5월 27일 시가 대비 48.8% 낮다.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의 같은 기간 손실률도 46.6%나 된다.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거래 비용을 높이는 측면에서 낼 수 있는 카드를 모두 동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자 대다수의 예탁금이 3000만원 미만인 것을 고려했을 때 과열을 식힐 수 있을 것”이라며 “매매 수량 단위를 늘린 것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투기적 거래를 줄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대책의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반응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하루 회전율 제한이나 운용배수 완화 및 거래 정지와 같은 직접적인 방안이 빠졌는데 이번 대책으로 과열이 얼마나 진정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심우일/양지윤 기자 goodwi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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