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와달라고, 계속 도와달라고 하면서 찍었어요." 최근 개봉한 영화 '호프'에서 고난도 카 스턴트를 포함한 액션 연기를 보여준 배우 정호연은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작품에서의 연기를 위해 1종 면허를 취득하고 드리프트, 제이턴(후진하던 차량이 멈추지 않고 핸들을 급격히 꺾어서 180도 회전한 뒤 즉시 전진 방향으로 주행하는 기술)까지 직접 연기했다고 한다.
극중에서 정호연이 탄 이 오래된 경찰차의 정체는 바로 현대차 '스텔라'다. 그는 메이킹 영상에서 "진짜 빈티지 차량을 가져와서 내부를 수리하고 (연기)하는 거라 선생님 모시듯 했다"며 "한계를 넘은 그 지점에 도달하는 것 같아 재미있었었다"고 말했다. 호프는 제79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정호연이 연기한 자동차 추격 시퀀스는 현지 관객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스텔라는 1983년 출시된 중형 세단이다. 익히 잘 알려진 현대차의 중형 세단 쏘나타의 전신. 당시 현대차가 포드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조립 생산하던 라이선스 모델 코티나를 대체하고, 국내 도로 환경에 적합한 중형차를 만들기 위해 1978년 ‘Y카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그 결과 나온 차가 바로 스텔라다. 포니에 이은 현대차의 두 번째 고유 승용 모델로, 당시 대우 로얄과 같은 중형차 시장을 겨냥했다. '포니' 디자이너로 알려진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디자인한 각진 쐐기형의 차체가 특징인 후륜 구동 방식 모델이다.

스텔라는 출시되자마자 큰 반향을 일으켰다. HMG저널에 따르면 스텔라 신차 계약을 받기 시작한 1983년 6월부터 3개월 뒤까지 1만 건의 계약이 몰리면서 생산량이 주문량을 따라잡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당시 중형차는 고급차의 대명사였다. 스텔라는 오래 인기를 누리며 1997년까지 판매됐다. 스텔라의 성공을 발판 삼아 최상위 트림으로 등장한 것이 1985년 출시된 쏘나타다. 이후 쏘나타는 스텔라의 최상위 트림에서, 1988년 차세대 모델로 새로 개발됐다.
일례로 최근 현대차가 자체적으로 제작한 단편영화 '밤낚시'에서도 아이오닉5는 나오지 않고 주연배우 손석구만 계속 등장했다. 지성원 현대차 브랜드마케팅 부사장(당시 전무)은 2024년 6월 열린 미디어 초청행사에서 "이제는 브랜드가 소비자들을 부지런히 쫓아다녀야 하는 시대"라며 "앞으로 현대차는 영화를 비롯해 음악, 스포츠 등에서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이번 스텔라의 노출은 최근 현대차 및 내로라하는 자동차 브랜드의 헤리티지 마케팅과 연관이 있다. 현대차는 최근 힐튼서울에 스텔라 헤리티지를 집중 조명한 특별 전시를 열기도 했다. 당시 복원된 스텔라 88 차량이 전시됐다. 헤리티지 마케팅은 다른 브랜드도 최근 활발히 하고 있다.
일례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성수동에 '메르세데스-벤츠 스튜디오 서울'을 열고 벤츠의 1호 차인 페이턴트 모터바겐을 전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스텔라를 통해 브랜드가 쌓아온 헤리티지와 문화적 가치를 전 세계 관객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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