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그룹 아이브 멤버 안유진이 서울 강남권 신축 대단지 청약에 당첨됐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디에이치 방배' 분양가는 약 22억4000만원이었다. 안유진의 당첨 소식이 주목받은 건 가격보다 타이밍이었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청약 가점이 낮을 수밖에 없음에도 추첨제를 통해 당첨됐다는 점에서 더욱 이목을 집중시켰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라는 점에서 주변 시세가 약 40억원에 육박해 18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비슷한 시기 그룹 아이오아이 출신 김세정도 오랜 전세 생활을 청산하며 서울 광진구 소재 한 펜트하우스를 매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각에서 30억원대 매입설이 돌기도 했으나 소속사 측은 구체적인 금액 확인을 거부하고 "자가를 마련한 것은 맞다"고 밝혔다. 평소 예적금과 분산 저축을 꾸준히 해온 김세정이 수년간의 전세 생활을 정리하고 자기 명의의 집을 장만했다는 소식에 팬들 사이에서는 "이게 진짜 재테크"라는 응원이 쏟아졌다.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는 20대 걸그룹 멤버들의 서울 자가 마련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안유진보다 앞서 이미 부동산 업계의 주목을 받은 아이브 멤버는 장원영이다. 지난해 11월 장원영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 소재 고급 빌라를 137억원에 매입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장원영의 자가는 등기부등본상 근저당권이 단 한 건도 잡혀 있지 않았다. 대출 한 푼 없이 전액 현금으로 샀다는 점에서 그의 재력에 다시 한번 이목이 쏠렸다.
장원영이 매입한 곳은 '루시드하우스'다. 두 개 동을 합쳐 단 15가구만 있는 이 빌라는 전용면적 244㎡(약 74평)로 한강과 남산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고 24시간 보안 시스템과 개별 엘리베이터를 갖춰 사생활 보호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입가 137억원은 2007년 최초 분양가(40억원대)의 세 배를 훌쩍 넘는다. 매입 당시 그의 나이는 만 21세였다.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K팝 걸그룹으로 꼽히는 블랙핑크 멤버들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리사는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대지면적 655㎡ 규모의 단독주택을 75억원에 현금 매입했다. 롯데그룹 회장가 손녀가 거주하던 주택으로 지하 1층~지상 2층 구조다. 태국 국적의 외국인이 대출 없이 한국 부촌 한복판의 단독주택을 현금으로 매입했다는 사실은 글로벌 투어를 통한 리사의 현금 동원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회자됐다.
제니는 한남동 유엔빌리지의 '라테라스 한남'을 50억원에 매입했다. 기업인과 연예인들이 선호하는 최고급 빌라 단지로 탁 트인 조망권과 이중 보안이 특징이다. 2021년 계약을 체결한 뒤 2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잔금을 순차적으로 분납 및 완납했다. 한꺼번에 목돈을 쓰기보다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유지하면서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방식이었다는 평가다.
이런 행보가 지금 세대 걸그룹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 일찌감치 큰 성공을 거둔 선배 스타들 역시 비슷한 궤적을 걸었다.
아이유는 2021년 당시 28세의 나이에 서울 강남구 청담동 '에테르노 청담'을 130억원에 분양받았다. 설계를 맡은 인물이 예사롭지 않다.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스페인의 세계적 건축가 라파엘 모네오다. 에테르노 청담은 그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설계한 단지로 지하 4층, 지상 20층 규모에 단 29가구뿐인 한강변 초고급 주거 시설이다.
청담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주택 구입 시 대출이 원천 불가하다. 아이유는 강남구청에 실거주 목적임을 소명하고 허가를 받은 뒤 130억원 전액을 현금으로 납부했다. 에테르노 청담의 전용 464㎡ 타입 공시가격은 올해 기준 325억7000만원으로 2년 연속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1위를 기록 중이다. 아이유는 단지 내 최연소 소유주로 이름을 올렸다.
그룹 미쓰에이 출신 수지는 더 이른 나이에 움직였다. 2017년 수지는 본인 명의로 서울 강남구 논현동 고급 빌라 '논현 아펠바움'을 30억9000만원에 매입했다. 전체 4개 동, 38세대가 거주하는 단지로 수지가 매입한 호실은 277㎡(약 84평) 규모다. 현재 시세는 약 58억원으로 매입 대비 약 27억원이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그보다 1년 앞선 2016년에는 스물세 살의 나이에 강남구 삼성동 꼬마빌딩을 현금 20억원과 대출 17억원, 총 37억원에 매입하며 건물주 반열에 올랐다. 해당 건물의 현재 가치는 약 75억원으로 평가된다.
이들이 이렇게 빠른 속도로, 이렇게 큰 규모의 자산을 쌓을 수 있는 배경은 K팝의 글로벌 인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이다. 세계 곳곳을 누비는 투어의 규모가 커지면서 공연 수익이 천문학적으로 늘었고 브랜드 앰버서더 계약 단가도 치솟았다. 장원영만 보더라도 올해 기준 불가리, 우리은행, 빙그레, 다이슨, 뉴발란스 등 9개 이상의 브랜드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다만 최근 유명인이라도 지나친 사생활 침해에 우려가 커지는 만큼 이들의 거주지가 공개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각 소속사 역시 "사생활이라 확인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