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군함 10척' 특명…"선체는 韓, 조립은 美" 분산형 조선 띄우나

입력 2026-07-17 08:18  

트럼프 '군함 10척' 특명…"선체는 韓, 조립은 美" 분산형 조선 띄우나



미국 해군 함정의 ‘자국 내 건조’ 원칙이 흔들리는 가운데, 지난 16일(현지 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2026 한미 조선 협력 전략대화’에서 한화와 HD현대중공업이 각각 ‘직접 현지화’와 ‘생태계 협력’이라는 차별화된 전략을 제시했다.

한화는 ‘현지 자산 확보를 통한 직접 현지화’를 정공법으로 택했다.

마이클 쿨터 한화디펜스USA CEO는 “한화의 조선업 지식재산권(IP)을 미국 내 거점인 필리조선소에 둠으로써 기술 유출 우려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번스-톨레프슨법’ 등 자국 내 건조 원칙을 준수하면서도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통해 사업을 완결짓겠다는 전략이다.

HD현대중공업은 ‘생태계 파트너십을 통한 단계적 접근’을 내세웠다.

홍석환 HD현대 미국법인장은 조선업을 “거대한 팀워크 산업”으로 정의하며, 단기적인 생산보다 미국 내 계약업체 및 엔지니어링 회사들과의 관계 구축을 우선시했다.

미국의 낮은 생산성과 복잡한 규제 체계를 감안해, 현지 업체와 기술을 교류하며 지속 가능한 협력 구조를 만드는 데 무게를 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 의회와 전문가들이 제시한 ‘분산형 조선’ 모델과 궤를 같이한다.

아미 베라 하원의원 등은 선체 등 상당 부분을 한국에서 건조하고 미국에서 최종 조립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G7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미 군함 10척의 신속 건조를 직접 타진한 데 이어, 최근 펜실베이니아 행사에서 “한국 등 해외 기업과 협력해 일부 선박을 구매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한국 조선업에 대한 의존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현재 미 해군 함정의 외국 건조는 ‘번스-톨레프슨법’에 의해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다만, 미 의회는 이러한 현실적 제약을 돌파하기 위해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비(非)전투함에 한해 외국 건조를 허용하는 예외 조항을 추가하며 제도적 기반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후 함정 교체가 시급한 미 해군이 한국의 압도적인 건조 역량을 활용하기 위한 법적·정치적 빗장을 풀기 시작한 것이다.

미 해군이 최근 양사에 정보 요청(RFI)을 보낸 것 역시 한국의 설계·건조 역량을 활용해 노후 함정 교체 속도를 높이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 내 노조의 반발과 복잡한 국방 획득 체계, 미 해군의 잦은 설계 변경 관행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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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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