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신진서 9단이 바둑 인공지능(AI) 카타고와의 대결에서 패했다.신진서는 17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 3번기 1국에서 245수 만에 흑 불계패했다. 2국은 오는 1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이번 대국은 신진서가 흑돌 두 점을 미리 놓는 접바둑으로 진행됐다. 대국 시작 당시 AI 분석은 신진서가 18집 이상 앞서고 승률도 99%에 이르는 것으로 봤다.
출발은 신진서가 좋았다. 실리를 우선하는 운영으로 중반까지 유리한 흐름을 이어갔다. 카타고가 첫 수를 좌상귀 화점에 놓고 우상귀에 세 칸 높은 걸침을 시도하는 등 낯선 선택을 했지만 신진서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승부는 돌이 쌓이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카타고가 복잡한 전투에서 정교한 계산을 앞세워 격차를 줄였고, 신진서는 중앙 백 대마를 잡으려 강하게 압박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카타고가 포위망을 벗어나며 흐름이 뒤집혔다. 신진서가 노린 공격이 성과를 내지 못하자 초반에 쌓아둔 우세도 빠르게 사라졌다.
신진서는 이후 상변에서 패싸움을 벌이고 후반까지 공격적인 수를 이어갔다. 사실상 패색이 짙어진 뒤에도 한동안 대국을 계속하며 남은 대국을 염두에 둔 듯 여러 변화를 점검했다. 끝내기에서는 큰 실수를 보이지 않았지만 이미 벌어진 집 차이를 만회하지는 못했다. 결국 신진서는 불계를 선언했고, 대국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이번 대결은 2016년 3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이후 약 10년 만에 마련된 인간 최정상 기사와 바둑 AI의 맞대결이다. 당시 이세돌은 알파고를 상대로 1승4패를 기록했다.
이번 3번기는 승패와 관계없이 세 차례 모두 진행된다. 신진서는 대국당 5000만원씩 총 1억5000만원의 대국료를 받는다. 승리할 때마다 5000만원의 추가 수당이 지급되며 2승 이상을 거두면 제네시스 G90도 받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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