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1년간 성관계를 경험한 청소년 가운데 3명 중 1명은 피임을 매번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임 도구를 준비하지 못했거나 상대방의 의사에 영향을 받은 경우가 적지 않았다.
1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한국 여성의 피임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지난 1년간 피임을 항상 했다고 답한 청소년은 67.3%였다. 나머지 32.7%는 피임을 가끔 했거나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의 피임 실천율은 2022년 54.6%에서 2025년 67.3%로 높아졌다. 다만 초기 성인과 비교해 피임 도구 준비 부족이나 상대방의 선택에 영향을 받는 비중이 두드러졌다.
피임을 항상 하지 못한 이유로는 '본인 혹은 성관계 상대가 피임 도구(콘돔 등)를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76.5%로 가장 많았다. 초기 성인은 26.4%, 중장년은 11.8%, 노인은 2.5%였다.
'임신이 쉽게 될 것 같지 않아서'라는 응답은 52.9%였다. '상대방이 피임을 충분히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47.1%, '상대가 피임을 원하지 않아서'는 35.3%로 집계됐다. 피임 방법을 제대로 모르거나 피임 도구 사용이 불편했다는 응답은 각각 29.4%였다.
콘돔을 사용하고 싶었지만 실제로 사용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는 청소년도 34.6%에 달했다. 초기 성인 25.9%, 중장년 20.9%보다 높은 수치다.
피임 여부를 누가 결정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청소년의 50%가 '나와 파트너가 같이 결정'한다고 답했다. 본인이 주로 결정한다는 응답은 30.8%, 파트너가 주로 결정한다는 응답은 19.2%였다.
본인이 주도적으로 피임을 결정한다는 비율은 초기 성인 34.1%, 중장년 34.4%보다 낮았다. 청소년층에서 상대방의 판단이 피임 여부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의미다.
피임 방식에서도 불안정한 선택이 적지 않았다. 청소년이 사용한 본인의 피임 방법으로는 월경주기법이 34.6%로 가장 많았다. 경구피임약은 25%, 사후피임약 복용은 19.2%였다.
상대방이 사용한 방법으로는 콘돔이 73.1%로 가장 많았고 질외사정이 50%로 뒤를 이었다. 가장 최근 성관계에서 본인과 상대방이 사용한 피임 방법은 1개가 36.5%, 2개가 28.9%, 3개 이상이 26.9%였다.
연령대별로 지난 1년간 피임을 항상 했다는 응답은 초기 성인 62%, 중장년 26.2%, 노인 3.6%였다. 연구진은 청소년과 노인은 최근 1년간 성관계 경험자 수가 적어 조사 결과를 해석할 때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피임은 임신 예방뿐 아니라 성매개 감염 예방, 성 건강 관리 등 보다 포괄적인 성·생식 건강 차원에서 이해돼야 한다"며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피임을 임신 조절을 넘어선 성 건강 관리의 수단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과 정보 제공이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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