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벽 높았다'…신진서, 2점 접바둑서 카타고에 패배

입력 2026-07-17 15:01   수정 2026-07-17 17:01

'AI의 벽 높았다'…신진서, 2점 접바둑서 카타고에 패배




인공지능(AI)의 벽은 역시 높았다. 세계 최강 바둑기사 신진서 9단과 현존하는 최고 사양의 바둑 AI 카타고의 첫번째 대국에서 AI가 압승을 거뒀다.

신 9단은 17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棋神戰)’ 3연전 제1국에서 카타고를 상대로 4시간 20분간의 혈투 끝에 245수 만에 흑 불계패했다.

이번 대회는 AI와 인간 사이에 엄존하는 실력 격차를 감안해 신 9단이 두 점을 먼저 놓고 시작하는 접바둑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 9단에게는 5시간과 30초 초읽기 1회가 주어졌고, 카타고는 제한 시간 없이 매 수 20초 안에 착수했다. 카타고는 타이젬이 그래픽카드 RTX 3090 4개를 병렬 결합한 전용 시스템으로 특수 구축했다. 카타고의 수는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 이단비 초단이 대신 착수했다.

대국 초반 신 9단은 잔잔하게 자신의 유리함을 지키며 판을 짰다. 60수까지 AI와의 정확도 69%대를 지키며 우위를 이어갔다.

분위기는 흑 70수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우하귀에서 대결하던 신 9단이 중앙으로 진출해 싸움을 걸기 시작하면서 99%였던 승률이 98.4%로 떨어졌고, 78수에서 97.5%로 떨어졌다.

결정타는 102수였다. 집 차이가 빠르게 줄어드는 것을 감지한 신 9단이 상대 돌을 포위하는 강수를 던졌다. 하지만 거의 모든 경우의 수를 꿰고 있는 카타고는 그의 공격을 막아냈고 결과적으로 무리수가 됐다.

신 9단은 승률이 카타고로 기울어진 이후에도 100여 수를 더 두며 상변에서 패싸움을 벌이는 등 추격에 나섰다. 하지만 대국 막판 30집 가까이 벌어지면서 결국 돌을 던졌다.

이날 대국에서는 AI의 압도적인 우위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 하지만 신 9단에게는 여전히 2번의 대국이 남아있다. 그는 승부가 기울어진 상황에서도 끝까지 추격하는 집념도 보였다.

신 9단은 오는 19일 2국에서 다시 한 번 인간의 한계에 도전한다. 그는 "오늘 처음부터 당황해서 제 스타일로 판을 짜지 못했다"며 "지더라도 미세하게 버텨야 했는데 전투로 가서 쉽게 지는 모습을 보여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연습한 것은 잊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됐다. 2, 3국에서는 전략을 잘 구상해서 이기는 바둑을 하겠다"고 밝혔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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