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성 북한 내각총리도 지난 10일 베이징을 찾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다. 북러 군사협력 강화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약화할 가능성을 경계한 중국이 북한과의 전통적 동맹 관계를 다시 부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중 관계의 제도적 기반은 1961년 체결된 '조중 우호·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이다. 이 조약은 현재 중국이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상호방위조약으로 꼽힌다.
핵심은 제2조다. 한쪽이 특정 국가나 여러 국가로부터 무력 공격을 받아 전쟁 상태에 놓이면 상대방이 지체 없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군사적 지원과 그 밖의 원조를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구만 보면 북한이 공격받을 경우 중국이 즉각 군사적으로 개입해야 하는 '자동개입 조항'에 가깝다.

다만 전쟁이 벌어진다고 중국군이 반드시 자동으로 참전하는 것은 아니다. 조약의 발동 조건은 한쪽 당사국이 외부로부터 '무력 공격을 받은 경우'다. 북한이 먼저 군사행동을 벌여 전쟁이 시작됐다면 중국은 북한이 무력침공을 당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조약 적용을 거부할 수 있다.
지원 방식과 수준도 명확하지 않다. 조약에는 병력을 얼마나, 언제 투입할지나 양국군의 지휘체계를 어떻게 구성할지 등이 담겨 있지 않다. 중국이 직접 병력을 보내는 대신 무기와 탄약, 정보·정찰 능력, 사이버 역량, 군수물자 등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개입할 가능성도 있다.한국국방연구원(KIDA)은 지난 1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반도 유사시 중국과 러시아 모두에 개입 유인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한반도 전쟁으로 인한 북중 국경의 불안정과 대규모 난민 유입, 북한 핵무기의 통제 상실을 우려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한반도 위기 상황에서는 북·중·러의 협력이 "조건부 군사적 연대까지 확대될 여지가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반드시 북한군과 함께 전투에 나선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사태 전개에 따라 외교·경제적 지원을 넘어 군사적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전망이 제기됐다. 제이크 리날디 미국 육군대학 전략연구소 중국지상전력연구센터 국방분석가는 지난해 6월 미 육군대학 계간지 파라미터에 발표한 논문 '미래 한반도 전쟁에서 중국의 역할'에서 "향후 분쟁에 대한 중국의 개입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고 분석했다.
리날디 분석가는 중국의 개입 여부와 수준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북한군이 영토를 지켜내며 전쟁을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를 꼽았다. 북한군이 급격히 무너지면 중국군이 직접 전투에 참여하는 '전면 개입'을 선택할 수 있고, 북한군이 전선을 유지하면 무기·탄약과 정보·정찰, 사이버 능력을 제공하는 '지속 지원'이나 '제한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군과 한국군이 북중 국경까지 진출하는 상황과 북한 대량살상무기의 통제 상실, 대규모 난민 사태를 중국이 피하려는 대표적인 위험으로 꼽았다. 중국이 북한에 대한 호감이나 동맹 의무 때문이 아니라 자국의 국경과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한반도 전쟁에 깊숙이 관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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