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조선사들이 중동 정세 불안과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의 수혜를 입고 있다. 각국의 초대형 유조선 발주가 급증하면서 수주 실적이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글로벌 선사들은 급등하는 운임과 지정학적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앞다퉈 선박 발주에 나서고 있다.
올 들어 현재까지 발주된 원유 운반선은 총 234척, 총 6000만DWT(재화중량톤수)에 달했다. 발주의 대부분은 장거리 원유 운송에 사용되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에 집중됐다.
실제 올 상반기 전 세계에서 계약된 VLCC는 151척으로, 전체 신규 유조선 발주의 79%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VLCC 발주량의 두 배를 넘는 규모다. 특히 올 들어 발주된 전 세계 신규 유조선 가운데 중국 조선소가 수주한 물량은 적재능력 기준으로 82%에 달했다. VLCC 부문에선 전 세계에서 발주된 151척 가운데 중국 조선사가 133척을 수주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의 자료에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확인됐다. 올 1분기 중국은 선박 건조량과 신규 수주량, 수주잔량 등 3대 지표에서 모두 세계 1위를 유지했다. 선박 건조량은 1560만DWT로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신규 수주량은 5950만DWT로 전년 동기의 거의 두 배로 늘었다. 전체 수주잔량은 3억2200만DWT에 달해 전 세계 수주잔량의 약 70%를 차지했다.
공업정보화부는 "상하이와 장쑤성, 랴오닝성의 일부 주요 조선소에 주문이 밀려들면서 선박 인도 일정이 2029년까지 잡혀 있다" 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다시 시작되고, 지난 2월 이후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원유와 화물 운송이 중단과 재개를 반복한 것이 중국 조선사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SCMP는 "최근 역사상 가장 강력한 유조선 발주 사이클 가운데 하나가 나타나고 있다”며 "항로 우회가 늘어나면서 대체 항로에서는 선박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호르무즈에서 공격을 받거나 발이 묶인 선박들로 인해 수송능력도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정학적 요인 등의 영향으로 운송 거리가 크게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선복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후 선박의 퇴출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점도 중국 조선사에는 유리한 환경이다.
상하이조선공정힉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경쟁 우위는 완성도 높은 산업 공급망과 높은 부품 국산화율, 비용·선박 인도 효율에서 나오고 있다"며 "한국 경쟁사들이 수익성이 더 높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에 집중한 것도 중국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