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다툼이 경영권 분쟁으로…가족·기업 문제 뗄 수 없어"

입력 2026-07-19 17:18   수정 2026-07-20 00:19

"상속 다툼이 경영권 분쟁으로…가족·기업 문제 뗄 수 없어"


“창업주 사후 자녀들끼리의 상속재산 다툼이 경영권 분쟁으로 번지는 사례가 매우 많습니다.”

법무법인 트러스트의 김상훈(사법연수원 33기)·김승아(37기) 대표변호사는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가족 문제와 기업 문제를 따로 볼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상속·신탁 분야 전문가인 김상훈 대표와 기업 분쟁 사건을 많이 다룬 김승아 대표가 의기투합해 지난달 1일 트러스트를 공동 설립한 배경이다.

창업주가 후계자를 정하지 않고 사망해 형제자매 사이에 갈등이 생기는 게 가장 흔한 유형이다. 김상훈 대표는 “예컨대 세 명의 자녀가 각자 회사 주식을 3분의 1씩 물려받으면 으레 과반의 지분 확보를 두고 2대 1로 갈라져 싸운다”며 “경영권을 차지하지 못한 소수가 ‘이럴 거면 주식 대신 현금으로 달라’며 형제들을 상대로 소송을 내는 악순환 고리가 형성되곤 한다”고 밝혔다.

상속과 경영권 분쟁이 한층 더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례도 적지 않다. 아들이 창업주보다 먼저 사망해 손자와 며느리가 대습상속을 받게 된 A 비상장 기업 사례가 대표적이다. 김승아 대표는 “손자가 미성년자라 할아버지(창업주)로부터 받은 회사 주식 처분 권한을 친권자인 어머니(며느리)가 대리 행사했는데, 손자 측에서 향후 이를 문제 삼으며 상속회복 청구에 나선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만약 법원이 손자 측 손을 들어주면 A 기업의 경영권 구도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최근 들어 지방의 제조업체 위주로 자녀가 가업 승계를 원하지 않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김상훈 대표는 “이럴 땐 기업을 매각한 뒤 현금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가 상속 설계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승아 대표는 “후계자를 정했다면 지분 구조와 회사 정관을 미리 정비하고, 승계가 어렵다면 기업 매각까지 포함한 계획을 세워놔야 한다”며 “생전에 준비하지 않으면 가족 간 감정싸움과 경영권 다툼이 얽힌 가장 어려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조언했다.

김상훈 대표는 “대한민국 경제 발전을 이끈 1세대 창업자가 이제 은퇴하거나 별세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며 “생전 지배구조 설계와 사후 분쟁 예방 등을 아우를 수 있는 법률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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