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못 믿겠다, 檢이 수사해달라"…불어나는 피해자 이의신청

입력 2026-07-19 17:44   수정 2026-07-20 00:18

"경찰 못 믿겠다, 檢이 수사해달라"…불어나는 피해자 이의신청

경찰이 무혐의 처분해 불송치한 사건 중 고소인·피해자의 이의신청을 통해 검찰에 자동 송치된 사건이 4년 사이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의 1차 결론과 달리 피의자의 혐의가 입증돼 고소된 사건도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 수사를 믿을 수 없다는 불신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19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의 불송치 사건 중 고소인·피해자의 이의신청으로 검찰에 송치된 사건은 5만3406건으로 집계됐다. 검경 수사권 조정 첫해인 2021년(2만5048건)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의신청은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불복하는 절차다.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경찰은 사건 기록과 증거물을 즉시 검찰에 송부해야 한다. 이의신청으로 송치된 사건 중 검찰이 경찰의 무혐의 결론을 뒤집고 기소한 사건은 2021년 528건으로 집계됐다. 이후 2022년 944건, 2025년 1130건으로 큰 폭 증가세를 보였다.

검찰이 개입해 수사 결과가 바뀌는 사례가 늘어나며 경찰 수사에 대한 불신도 커졌다. 최근 탁구계 관계자 A씨는 대한탁구협회장 재임 시절 후원금 인센티브를 차명 수령했다는 의혹을 받은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을 불송치한 데 반발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A씨를 대리한 법무법인 광야는 이의신청서를 통해 “(경찰이) 핵심 참고인을 조사하지 않았다”며 “철저한 보완수사가 이뤄지도록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의혹으로 유 회장을 고발한 체육시민연대와 문화연대 등 시민단체도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의 무능한 수사 결과를 규탄하고, 선량한 시민이 보호받는 세상을 위해 검찰의 재수사 요청을 강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에 대한 불만이 큰 가운데 검찰의 보완수사권마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청을 폐지하면서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없애고 보완수사 요구권을 존치하는 방침을 세웠다. 보완수사 요구권은 경찰의 수사가 미진하거나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경찰에 추가 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다.

검찰의 수사권이 폐지되고, 보완수사 요구권만 남으면 경찰의 업무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1~6월 검찰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며 돌려보낸 사건은 6만5913건이었다. 경찰이 자체 해결하지 못해 미제 사건으로 등록된 사건도 상반기 10만2567건으로 나타났다.

여당은 피해자 권리 구제를 위해 ‘이의제기권’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6개월 이상 정당한 이유 없이 수사가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피해자는 경찰이나 검사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또 고발인에게 이의신청권과 재정신청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진영기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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