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해협 재봉쇄에 이어 우회로인 홍해 봉쇄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국제 유가는 요동치고 있다. 브렌트유 근월물은 배럴당 88.10달러로 치솟아 10일 만에 22.4% 급등했다.
중동 정세 불안은 하반기 국내 경제의 최대 불안 요인인 물가와 환율을 흔들 수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2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2%)를 크게 웃돌았다. 상반기 누적된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한 상황에서 국제 유가가 다시금 치솟으면 물가 상승세는 더 가팔라질 수밖에 없다. 다소 진정되던 원·달러 환율도 심리적 마지노선인 1550원을 다시 위협할 수 있다.
이번 중동발 충격은 한은이 3년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연 2.75%로 0.25%포인트 인상한 시점과 맞물려 파장이 더 커질 수 있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가중된 가운데 생활물가마저 전방위로 치솟는다면 민생 경제의 어려움은 한층 깊어질 수밖에 없다. 반도체 수출 호황이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지만 대외 대형 악재까지 상쇄할 정도는 아닐 것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중동발 물가·환율 쇼크를 상시 위험으로 인식하고 선제적인 방어벽을 구축해야 한다.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을 면밀히 관리하고 주요국과의 공조를 강화하는 동시에 금리 인상과 물가 급등의 직격탄을 맞을 취약계층과 자영업자를 위한 맞춤형 핀셋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 국민 모두가 에너지 위기를 실질적으로 체감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국제 가격과 괴리된 국내 가격을 무한정 유지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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