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주52시간제, 근로자 의지 존중해야"

입력 2026-07-19 17:40   수정 2026-07-20 09:58


“직원들에게 가능한 많은 행복을 주고 싶지만, 단서가 있다. 스테이크 홀더(주주·협력사 등 이해관계자)와 함께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15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의 거액 성과급 논란에 대해 “구성원의 행복이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침해한다면 지속가능한 행복을 위해 그 문제에 손을 대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성과급의) 긍정적 영향도 물론 있다”며 “조금 더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선정을 둘러싼 일각의 논란에 대해선 “대한민국에 필요한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하는 다른 곳을 못 찾고 있다”며 “인프라는 정부나 지자체가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고, 우리는 인프라가 있는 곳에 짓겠다는 단순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속도전’을 위한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에 대해선 “사업주는 52시간제를 지켜야겠지만, 더 하고자 하는 근로자가 있다면 자유 의지를 존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년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대해선 최소 50%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아비규환이라는 이야기까지 써야 되는지 모르겠는데 (반도체를 원하는 많은 곳에서) 엄청난 로비와 압력을 받고 있다”며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내년 60~100% 늘면서 전체 반도체 수요도 50~60%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메모리 반도체 확보가 국가 경제 안보와 연결되는 만큼 앞으로는 기업뿐 아니라 정부도 다른 나라의 압력을 받을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최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우리 반도체 기업들에 대미 투자를 요구한 데 대해서는 “계속 같은 이야기를 해왔기에 전혀 특이한 발언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곳을 우선순위에 따라 투자하려 한다. 이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생명줄과 비슷해졌다”라고도 했다.

최 회장은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로 슈퍼사이클이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지금 가격은 비정상”이라고 답했다. 그는 “공급을 늘려 가격을 떨어뜨려도 돈을 못 버는 게 아니다”라며 “시장을 키워야 한국 반도체 산업도 유지·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대기업이 8.4GW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짓는 방안에 대해서는 고객사·인프라 확보, 자금 조달 등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 회장은 “(데이터센터를) 짓는다는 건 고객을 확보했다는 뜻”이라며 “최소 5년, 최장 15년짜리 장기 계약이 존재해야 프로젝트가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현재 전력은 여유가 있지만, 매년 지어야 할 데이터센터 총량을 계산해보면 어마한 전기가 필요하다”며 “정부도 이를 위해 원전부터 모든 기저 발전을 다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 회장은 나아가 규제 완화 및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고성장 시대의 규제가 그대로”라며 “중소기업·중견기업이 더 이상 커지려고 하지 않는다. 기업이 성장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데 성장 동력과 동기가 어디서 나오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성장을 해야 분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제주=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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