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문샷AI가 2조8000억 개의 매개변수(파라미터)를 갖춘 프런티어급 모델 ‘키미(KIMI) K3’를 공개하자 전 세계가 술렁이고 있다. 직전 모델 대비 비약적인 발전을 보이면서 앤트로픽의 페이블 5, 오픈AI의 GPT 5.6 솔(Sol)을 턱밑까지 추격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중국 AI 기업들이 저렴한 비용만 앞세우는 데서 벗어나 성능으로 미국 최첨단 모델과 경쟁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행사에서 문샷AI가 공개한 키미 K3는 2조8000억 개의 파라미터를 갖췄다. 파라미터가 많을수록 더 많은 정보를 학습하고 복잡한 추론을 수행할 가능성이 커 AI 모델의 규모와 잠재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활용된다. 페이블 5 직전 최신 모델인 클로드 오퍼스 4.8은 약 1조5000억 개의 파라미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샷AI 측은 키미 K3는 세계 최초의 ‘3조 파라미터급’ 개방형(오픈소스) 모델이며, 장기 작업형 코딩과 지적 작업, 추론 등 첨단 지능 시나리오를 위해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빅테크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초대형 모델을 중국이 자체 개발한 것이다.

AI 성능 분석업체 아티피셜애널리시스에 따르면 키미 K3의 지능 지표는 57점으로 집계됐다. 앤트로픽의 최첨단 모델 클로드 페이블 5(60점)와 오픈AI의 GPT-5.6 솔 맥스(59점)의 뒤를 바짝 추격하면서 현존 AI 모델 중 3위에 올랐다. xAI의 그록 4.5(54점), 메타의 뮤즈스파크 1.1(51점), 구글의 제미나이 3.5 플래시(50점) 등은 이미 앞질렀다.
문샷AI 측은 키미 K3가 48시간 동안 자율적으로 독자 아키텍처 기반 AI 칩을 설계하고, 숙련된 기술 연구원이 보통 1~2주 걸리는 작업을 두 시간 만에 완료했다고 강조했다. 키미 K3의 성능은 같은 중국 모델 기업에까지 충격을 줬다. 키미 K3가 공개된 직후 중국 경쟁사 즈푸AI 주가는 28% 폭락했고, 미니맥스그룹도 16% 급락했다. 레오니트 미로노프 게이브칼캐피털 펀드매니저는 “지금까지 나온 중국 모델 중 단연 최고”라고 말했다.
반면 중국 AI 모델과 비교하면 가격이 크게 높다. 즈푸AI GLM-5.2는 100만 토큰당 입력 1.4달러·출력 4.4달러, 딥시크 V4 프로는 각각 0.4달러·0.8달러다. 중국 AI 모델이 키미 K3를 앞세워 미국 최첨단 모델과 성능 경쟁을 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규제로 인한 연산력 제약 속에서도 중국 대표 모델이 한 단계 도약했다”고 평가했다. 국내 AI업계 관계자는 “저비용·고효율 모델을 앞세운 ‘딥시크 쇼크’를 넘어 성능 자체로 미국 모델을 위협하는 ‘키미 쇼크’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높은 가격이 키미 K3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솔, 테라, 루나 등 세 가지 모드를 동시에 갖춘 GPT 5.6처럼 미국 AI 모델들은 질문 난이도에 따라 성능과 비용을 조절할 수 있지만, 키미 K3는 최고 성능 모드만 사용 가능하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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