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과의 대국에서 ‘전투’를 해 이긴 것은 처음이어서 더 의미가 있습니다.”
신진서 9단은 19일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치러진 ‘쎈수학·한경 기신전(棋神戰)’ 3연전 2국에서 290수 만에 네 집 반 승을 거둔 직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투를 중심으로 실리를 취하는 기풍을 선보이는 신 9단은 이번 대국을 준비하며 “AI와 전투로 풀어가는 건 거칠게 말하면 ‘자살 행위’”라고 했다.
초반부터 변칙적인 수를 선보인 첫 대국과 달리 카타고가 ‘삼삼 대형 정석’을 두면서 초반 대국은 빠르게 진행됐다. 하지만 중반부터는 치열해졌다. 신 9단은 “반발하거나 공격하고 싶은 장면이 수도 없이 찾아왔다”며 “하지만 중앙이 워낙 많이 남아 있고, 상대는 AI기 때문에 수비적으로 판을 짰다”고 표현했다.
신 9단은 “정말 많이 참으며 고통을 인내했는데 마지막에 중앙을 나와 끊을 때는(흑160수) 더 이상 참으면 바둑이 미세해지겠다 싶어(승부를 확신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해) 결행을 했고, 그게 승착이 됐다”고 했다. AI와의 수련으로 초반 포석은 물론 후반 끝내기도 강해진 만큼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신 9단이 본격적으로 전투에 나서면서 AI의 연산 능력에 맞선 복잡한 수읽기가 이어졌다.
신 9단은 “중반 들어 숨도 못 쉬고 하도 맞아서 또 지겠다 싶었는데…냉정하게 판단해 보니 아직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을 다잡았다”고 위험한 순간을 돌아봤다.

신 9단은 지난 17일 치른 1국에 대해 “너무 쉽게 지고 나니 개인적으로 후회도 많았고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져 굉장히 힘들었다”며 “오늘은 불계패만은 해선 안 되고, 지더라도 미세하게 지자는 마음으로 대국에 임했다”고 했다. 3국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을 묻는 말에는 “마음 같아선 3국에서 큰 전투를 하고 싶지만 50수 만에 역전되는 모습을 보일 수 없는 만큼 오늘처럼 끝까지 알 수 없는 승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