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권력이 월드컵 흔든다"…FIFA에 '공개 경고'

입력 2026-07-20 06:15   수정 2026-07-20 06:19


유럽평의회(CoE)가 정치권의 개입과 예측시장 후원 계약을 문제 삼아 국제축구연맹(FIFA)에 월드컵 공정성 강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유럽평의회는 20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을 앞두고 FIFA에 공개서한을 보냈다. 유럽평의회는 서한에서 "다음 위기는 이미 시작됐다. 그 위기의 이름은 돈과 권력이다"라고 밝혔다.

알랭 베르세 유럽평의회 사무총장은 FIFA가 미국 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의 출장 정지 징계를 유예한 과정을 비판했다.

발로건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32강전에서 레드카드를 받아 16강전에 출전할 수 없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전화해 재검토를 요청했고, FIFA는 징계를 1년간 유예했다. 발로건은 벨기에와의 16강전에 출전했지만 미국은 1-4로 패했다.

베르세 사무총장은 "규정이 압력에 의해 흔들리면 모든 경기 결과는 의심받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적 영향력이 이제 경기장 안으로까지 들어왔다"며 "한 국가의 정상이 FIFA 회장에게 전화한 뒤 징계가 유예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예측시장 업체와의 후원 계약도 문제로 지목했다. FIFA는 지난 4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지원을 받는 ADI 프리딕트스트리트와 약 1억5000만달러(약 2235억원) 규모로 알려진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FIFA와 계약하기 1주 전에 공식 설립됐다. 유럽평의회는 계약 이후 경기 결과뿐 아니라 선수 개인이 만드는 특정 장면까지 베팅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르세 사무총장은 "베팅은 이제 경기 결과를 넘어, 한 명의 선수가 만들어낼 수 있는 개별적인 장면들까지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부정행위로 이어질 수 있는 열린 문이며, 이번 월드컵은 그 문을 더욱 크게 열어놓았다"고 덧붙였다.

유럽평의회는 민주주의와 인권 수호를 목적으로 1949년 출범한 국제기구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46개 회원국이 활동하고 있다. 베르세 사무총장은 "(북중미 월드컵이 끝나는) 오늘 밤부터 대화를 시작하자. 그리고 2030년 월드컵이 열리기 전에 대회의 공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체계를 함께 구축하자"고 FIFA에 제안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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