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TSMC는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 공장에서 추가적인 설비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웬델 황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애리조나 투자 규모를 2650억달러(약 392조원)로 늘리겠다”고 했다. 기존 투자 규모에 1000억달러(약 150조원)를 더 보태는 것이다.
TSMC는 올해 설비투자 예산을 대폭 늘리며 생산능력 확대를 예고했다. 이 회사는 지난 16일 2분기 실적발표회를 통해 올해 설비 투자 전망을 기존 520억~560억달러에서 600억~640억달러 수준으로 늘렸다고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과 내후년에는 TSMC의 설비투자액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인프라의 핵심은 반도체다. AI 연산량이 늘어날수록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반도체 수요도 급증한다. AI 회사가 파운드리와 메모리 업체에 장기공급계약(LTA)을 제안하거나 웃돈을 얹어 반도체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글로벌 반도체 회사들은 생산능력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남광주에 총 800조원을 투자해 AI 메모리 생산시설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곳에선 최첨단 HBM용 D램이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경기 평택, 기흥 기존 사업장에서의 생산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5년 내 웨이퍼 생산능력을 두 배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라이벌인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2035년까지 미국에 2500억달러(약 370조원)를 투자한다. 일본 히로시마 공장에는 약 14조원을 투자해 새로운 HBM 생산 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중앙처리장치(CPU) 강자 인텔 역시 최근 아일랜드 팹34에 57억달러를 투입해 AI 데이터센터용 칩 생산능력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 속도가 빨라지면서 반도체 제조사도 생산능력 확보가 최대 과제가 됐다”며 “경쟁사보다 원가를 낮추고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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