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천당제약은 전 거래일보다 29.82% 오른 23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삼천당제약은 FDA로부터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에 대한 제네릭 허가 신청(ANDA)에 앞선 공식 협의 절차인 Pre-ANDA 답변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회사가 개발 중인 먹는 세마글루타이드 복제약이 미국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기대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미국에서 제네릭 의약품을 판매하려면 먼저 Pre-ANDA를 통해 개발 전략과 시험 방법 등에 대한 FDA 의견을 받을 수 있다. 이후 생물학적동등성(BE) 시험과 제조·품질 자료 등을 갖춰 제네릭 허가 신청서인 ANDA를 제출해야 한다. FDA는 신청서를 접수한 뒤 약물의 동등성과 품질, 생산시설 등을 심사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보완을 요구한다. 모든 문제가 해소돼야 최종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삼천당제약은 FDA에 개발 전략 등을 질의한 뒤 Pre-ANDA 답변서를 받은 단계다. 아직 ANDA를 제출하거나 정식 허가 심사를 시작한 것은 아니다. 이번 답변서에는 복제약의 비교 기준이 되는 대조약(RLD)으로 노보노디스크의 먹는 당뇨병 치료제 ‘리벨서스’가 명시됐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이번 FDA 공식 답변은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개발 프로그램이 규제당국과의 협의 아래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밝혔다.
다만 Pre-ANDA 답변서가 개발 방식이나 허가 경로 확정을 뜻하지 않는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FDA가 회사의 질문을 검토하고 의견을 제시했다는 의미일 뿐 이 제품이 ANDA 대상으로 인정됐다거나 회사가 제안한 시험 방식이 최종 수용됐다는 뜻은 아니다. 추가 임상 없이 허가받을 수 있는지도 정식 ANDA 심사에서 결정된다.
쟁점은 삼천당제약이 확보한 BE 자료만으로 허가받을 수 있는지다. BE는 복제약을 복용했을 때 약물이 몸에 흡수되는 속도와 양이 오리지널 제품과 비슷한지 확인하는 시험이다. 삼천당제약은 FDA 기준에 맞는 BE 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FDA 판단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ANDA 사전 협의 시 신청자가 대조약을 지정해 제출하면 FDA가 이를 서식상 인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를 근거로 허가 경로가 확정됐다고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삼천당제약의 과거 발표를 둘러싼 신뢰 논란도 있다. 삼천당제약은 유럽 11개국 독점 라이선스·상업화 계약의 전체 규모로 약 5조3000억원을 제시했지만, 거래소 공시에 적힌 계약금과 조건부 마일스톤은 약 508억원으로 알려졌다. 나머지는 제품 출시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예상 판매 수익이었다. 지난 4월 ‘영업실적 등에 대한 전망 또는 예측 공정공시 미이행’을 사유로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박주연/김유림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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