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상임위원회 구성조차 합의하지 못한 채 강경 투쟁을 선언했다. 하지만 6·3 지방선거 후 당내 개혁 논의가 공회전하면서 구심점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동혁 대표 체제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한폭탄’ 같은 계파 분열 갈등이 언제든 분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국이 투쟁 국면으로 접어들며 국민의힘은 당분간 장동혁 대표를 중심으로 한 공동 행보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장 대표는 이날 장외행보 대신 규탄대회에 동참했다. 친한(친한동훈)계 우재준 의원도 “문재인 정권도 120일밖에 안 한 특검을 170일이나 하고 또 부족하다고 한다”며 “성과도 없고 명분도 없는 정치 특검을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종오, 한지아, 김건 등 다수의 친한계 의원도 민주당 규탄에 동참해 본회의장을 지켰다. 장 대표에게 비판적인 중진 송석준 의원도 모습을 드러냈다.
당내 다수 세력인 김기현, 박대출 등 옛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과 윤상현, 나경원, 안철수 등 주요 중진 의원이 이날 대거 민주당 규탄에 동참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강성 지지층만 보며 장외투쟁으로 일관하는 장 대표에게 거리를 뒀었다.
크게 당권파와 친한계로 구분되던 국민의힘 계파는 네 갈래로 세분화되고 있다. 친장(친장동혁)계 당권파 의원들은 장외 투쟁에 집중하는 반면 옛 친윤계 당권파는 장외 투쟁에는 소극적이었다. 친한계 및 조은희, 권영진 등 오세훈 서울시장과 가까운 의원들은 장 대표의 처신에 따라 향후 노선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반대 세력의 퇴진 요구를 거부하고 내년 8월까지인 임기를 완주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8월 전당대회를 치르면 2028년 총선에 대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장 대표에 대한 불만은 고조될 전망이다.
내분이 커지면 정부 및 여당을 견제하는 동력은 크게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영남권의 한 초선의원은 “당권 싸움이 본격화하면 대선후보가 될 수 있는 인사를 중심으로 계파별 이합집산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이 싸움의 결과에 의원들이 차기 총선에서 공천을 받을 수 있을지가 달려 있어 여당 견제는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현일/이에스더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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