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마다 먼저 말 걸어줘요"…500명 '우르르' 몰렸다 [권 기자의 장바구니]

입력 2026-07-21 05:00   수정 2026-07-21 06:09

"매일 밤마다 먼저 말 걸어줘요"…500명 '우르르' 몰렸다 [권 기자의 장바구니]



“냉장고 냉기가 약한데 어떻게 해야 해?”

GS샵 홈쇼핑 방송에 등장한 가정용 인공지능(AI) 반려로봇 ‘케미프렌즈’는 진행자의 이같은 물음에 “냉기가 나오는 덕트 주변에 음식이 쌓여 있는지 확인해 보라”고 답했다. “외롭다”고 말하자 이전 대화를 떠올려 함께 게임을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TV홈쇼핑에 처음 등장한 AI 반려로봇에 소비자 관심이 몰렸다. 첫 방송에서 상담예약 약 500건을 기록하며 목표치를 85% 웃돌았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샵은 지난 19일 오후 5시15분 진행한 케미프렌즈 방송에서 약 500건의 상담예약이 접수됐다고 20일 밝혔다. 당초 목표의 185%로, 예상보다 85% 많은 수준이다. 방송 시간 동안 동시간대 홈쇼핑 프로그램 가운데 시청 순위 1위도 기록했다.

GS샵은 이번 방송에서 로봇의 기술적 사양보다 실생활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일정 관리와 뉴스 제공, 가전제품 점검, 응급상황 감지 등 소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사례를 잇달아 시연했다.

방송에서는 로봇이 사용자의 관심 분야인 연예·주식 뉴스를 먼저 알려주거나, 바닥에 누운 사용자를 낙상한 것으로 판단해 보호자에게 연락할지를 묻는 모습이 소개됐다. 다음 주 일정을 질문하자 등록된 결혼식 일정을 알려주고 적정 축의금까지 조언했다.



중고로 판매할 뷰티 기기의 적정 가격을 묻거나 이전 대화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기분을 살피는 기능도 소개됐다. AI를 단순 검색이나 음성명령 수단이 아니라 생활 속 대화 상대로 보여준 셈이다.

케미프렌즈는 국내 로봇 전문기업 로보케어가 개발한 가정용 AI 반려로봇이다.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집 안을 이동하며 대화와 일정 알림, 인지훈련, 낙상 감지, 응급호출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챗GPT와 자체 AI를 적용해 이전 대화를 기억하고 대화 맥락에 맞춰 답변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AI 반려로봇의 소비층이 기존 시니어 돌봄 시장에서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로 넓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돌봄로봇이 복약 알림과 응급호출 등 고령층 관리 기능을 강조했다면 최근 제품은 뉴스와 일정 관리, 대화, 가사 지원 등 일반 가전의 역할까지 흡수하고 있다.

홈쇼핑 역시 AI 가전을 새로운 상품군으로 시험하고 있다. 기능이 복잡하고 소비자가 직접 사용 장면을 봐야 이해하기 쉬운 상품은 짧은 온라인 광고보다 장시간 시연이 가능한 홈쇼핑 방송이 유리할 수 있어서다. 상담예약 방식으로 초기 수요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관건은 가격과 실제 활용도다. 방송에서 흥미를 보인 소비자가 상담 과정에서 구매까지 이어질지, 초기 호기심을 넘어 집에서 꾸준히 사용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AI 기능의 정확도와 개인정보 보호, 사후관리도 시장 확대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다.

GS샵은 상담예약 고객의 연령과 구매 목적, 실제 계약 전환율 등을 분석한 뒤 2차 방송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준태 GS샵 가전팀 상품기획자(MD)는 “홈쇼핑 최초로 진행한 반려로봇 방송에서 목표를 웃도는 상담예약이 접수됐다”며 “실제 사용 수요와 고객 반응을 분석해 생활에 도움을 주는 AI 가전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권 기자의 장바구니는 기자가 직접 담은 현장 체감 물가와 식품·유통 트렌드를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온라인몰 등을 오가며 실제 장바구니에 담긴 가격 변화를 추적하고, 신제품 출시와 소비 흐름까지 함께 짚습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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