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韓증시 변동성 60%, 비트코인 변동성 넘어서"

입력 2026-07-20 21:56   수정 2026-07-20 21:59

"올해 韓증시 변동성 60%, 비트코인 변동성 넘어서"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 들어 한국 증시에서 코스피 지수의 수익률 변동성이 60%를 넘어 비트코인보다도 높은 수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쏠림현상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열풍, 개인투자자의 쏠림 매매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이 달 20일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올해 60%를 넘는 변동성을 보여, 50%를 기록한 비트코인보다도 변동성이 높았다. 올해 비트코인이 6만달러~7만달러 범위에서 변동성이 줄어든 것을 감안해도 비트코인보다 변동성이 높았다는 점은 이례적이다.

같은 기간에 32%의 변동성을 보인 일본 닛케이225와 30%의 변동성을 보인 대만 가권지수와 비교해도 거의 두 배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일일 수익률이 해당 기간 동안의 일평균 수익률에서 얼마나 벗어나는지를 기준으로 주가지수 수익률 변동성을 산출했다.

한국 거래소는 올해 7월 중순까지 거래를 일시 정지시키는 서킷브레이커를 7차례나 발동했다. 지난 해에는 한 차례도 없었고 2024년에는 1회에 그쳤는데 올해 이토록 변동성이 심해진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쏠림 현상이다.

인공지능(AI) 붐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 주가가 급등해 코스피 시가총액의 50%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실제로 6월 말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을 때도 831개 구성종목 중 650개 이상은 오히려 하락했다. 결국 코스피 지수 자체가 'AI에 대한 거대한 베팅'이 된 셈이라는 것이 블룸버그의 지적이다.

AI 관련 기업들의 기업 가치는 투자 심리의 변동에 크게 좌우된다. 수천억 달러가 AI 플랫폼과 데이터 센터에 투자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AI가 최종 사용자로부터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구축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두 종목의 쏠림만으로 이 같은 변동성이 나온다고 볼 수는 없다. 대만 증시는 TSMC 한 종목만 해도 4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만 증시의 변동성은 30%로 한국 코스피의 절반에 그친다.

개인투자자들의 쏠림 매매도 원인으로 지적됐다. 한국의 개인투자자들은 레버리지 ETF가 나오기 전에도 빚(신용융자)을 내서 자체적으로 레버리지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7월 현재 신용융자 금액은 6월 고점보다는 줄었지만 1년전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100조 원이상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약 1080억 달러(약 160조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중 SK하이닉스에서만 400억 달러 이상을 팔았다.

외국인 매도는 상당 부분 포트폴리오 쏠림을 우려한 펀드매니저들의 리밸런싱 성격이다.
기관 투자자들은 하락시기나 어려운 시기를 겪는 기업에 더 오래 투자하는 경향이 있으며, 주가가 과열되면 리밸런싱을 통해 시장의 변동성을 자연스럽게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은 손실시 패닉셀, 과열시에도 추격매수 경향이 강해서 변동성을 더 키우게 마련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열풍은 이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

레버리지 ETF는 파생상품과 채권을 이용해 기초 지수나 자산의 일일 수익률을 일반적으로 두 배로 증폭시킨다. 위험성이 높은 만큼, 한국 시장에서도 레버리지 ETF는 지난 10년간 지수에 대한 레버리지 상품 정도가 존재했다.

그러나 올해 5월 금융당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증폭시키는 고위험 상품인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상품 10여 개를 허용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주로 전문 투자자들이 매매하는 이 종목에 금융 훈련이 부족한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이 종목의 소유자 90%가 개인으로 나타났다.

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들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4조 달러 규모 시장의 일일 거래대금 70% 이상을 차지하면서 가격 변동이 증폭됐다.

글로벌 AI 트레이드 열기가 식으면서 이들 상품은 이미 출시가 이하로 하락한 상태다.

골드만삭스 전략가들은 6월 말 보고서에서 한국의 지수 및 개별 주식 추종 레버리지 ETF에 투자된 자산이 연초 50억 달러에서 400억 달러 이상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골드만 삭스는 한국 코스피 시장에서 “레버리지 ETF를 주시해야 할 핵심 리스크"로 지목했다.

주식 매수를 위한 차입금인 마진 부채 규모는 최근 몇 주 동안 6월 최고치에서 다소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1년 전 수준보다 훨씬 높은 상태이다. 주식 시장이 차입금에 의해 지탱될 경우, 가격 하락이 시작될 때 공황 매도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게리 탄은 "레버리지가 2분기 메모리 관련주 상승의 주요 원동력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바닥을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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