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는 해상도와 밝기, 명암비가 높아지며 꾸준히 진화해왔다. 하지만 화면 속 색을 실제 눈으로 보는 것처럼 정확하게 재현하는 일은 여전히 디스플레이업계의 난제로 남아 있었다.삼성전자는 이런 한계를 넘어 색 표현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꾼 새로운 TV 카테고리 ‘마이크로 RGB’를 선보였다. 마이크로 크기의 적색(R)·녹색(G)·청색(B) LED를 정밀하게 배열한 컬러 백라이트를 적용해 실제에 가까운 색감과 깊이 있는 명암 표현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115형 마이크로 RGB TV를 공개한 데 이어 ‘CES 2026’에서 130형 모델을 선보였다. 올해 65·75·85·100형 제품까지 출시해 마이크로 RGB 라인업을 확대하고 프리미엄 TV 시장 공략을 강화할 예정이다.
마이크로 RGB는 색 표현의 출발점인 백라이트 구조부터 새롭게 설계했다. 머리카락보다 얇은 100㎛ 이하 크기의 초소형 R·G·B LED를 백라이트에 적용해 빛의 단위를 더욱 미세하게 나눴다. 각 LED를 독립적으로 제어해 색상의 순수한 파장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색과 밝기만 정밀하게 구현한다.
필요한 색의 광원만 선택적으로 구동하기 때문에 색이 섞이면서 발생하는 혼색을 줄였다. 여러 색이 동시에 등장하는 화면에서도 색의 경계가 흐려지지 않고 또렷하게 표현한다. 형형색색의 조명이 등장하는 콘서트와 다양한 색이 겹치는 자연 풍경에서도 각각의 색을 선명하게 구분해 보여준다.
명암 표현도 더 정교해졌다. 화면 속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을 세밀하게 조절해 로컬 디밍 효과를 높였다. 어두운 배경 속 인물의 윤곽이나 강한 빛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도 디테일을 유지해 깊이감 있는 화면을 구현한다.
색 재현 범위가 넓은 디스플레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과도한 색 표현은 ‘마이크로 RGB 컬러 부스터 프로’가 보완한다. AI가 입력 영상의 색 분포를 분석해 장면별 색상 수준을 최적화한다. 넓은 색 영역을 활용해 선명함을 높이면서도 인물의 피부색처럼 자연스러운 표현이 필요한 부분은 과도하게 강조되지 않도록 조절했다.
빠른 움직임과 자막을 인식·보정하는 ‘AI 모션 강화 프로’도 적용했다. 스포츠 경기와 액션 영화처럼 움직임이 많은 장면에서도 선명도를 유지한다. ‘4K AI 업스케일링 프로’는 저해상도 영상을 고해상도로 개선해 콘텐츠의 몰입감을 높인다.
AI는 화질 개선을 넘어 콘텐츠 이용 방식에도 적용했다. 삼성 TV 전용 AI 플랫폼 ‘비전 AI 컴패니언’은 시청자가 화면을 벗어나지 않고 콘텐츠 관련 정보를 확인하도록 돕는다. 리모컨의 AI 버튼을 누르면 영화 출연진과 줄거리, 촬영 장소, 제작 과정 등에 대해 음성으로 질문할 수 있다. 퍼플렉시티 기반 검색 기능을 적용해 질문의 맥락을 이해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
색 재현력도 국제 기준을 충족했다. 마이크로 RGB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정한 초고화질 영상 색 영역 기준인 BT.2020 면적률 100%를 달성했다. 독일 시험·인증기관 VDE로부터는 ‘마이크로 RGB 프리시전 컬러’ 인증을 받았다. 초슬림 프레임과 강화된 오디오 기술도 적용됐다. 화면을 둘러싼 테두리를 최소화해 TV를 하나의 커다란 창처럼 보이도록 설계하고, 대형 화면에 어울리는 입체적인 음향을 더해 시청 몰입도를 높였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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