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전체의 약물 과다복용 사망이 3년째 줄어드는 가운데 애리조나에서는 사망률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고 있다. 알약형 펜타닐이 불규칙한 분말로 대체된 데다 폭염과 메스암페타민, 노숙 문제가 겹치며 미국 약물 사망의 중심이 서부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애리조나의 약물 사망률은 현재 미국 평균의 거의 두 배에 달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기록한 정점보다 약물 사망률이 높은 미국 내 유일한 주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1990년대 후반 처방 진통제 확산 이후 처음으로 웨스트버지니아의 사망률을 넘어섰으며, 인접한 뉴멕시코와 함께 미국 본토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애리조나의 불법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시장은 오랫동안 30㎎ 옥시코돈 정제로 위장한 파란색 위조 알약인 ‘블루스’가 지배했다. 그러나 약 2년 전부터 유효 성분이 충분한 알약이 사라지고 분말 펜타닐이 시장의 중심이 됐다. 국경을 통한 주요 공급자는 시날로아 카르텔과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로 달라지지 않았지만, 미 마약단속국은 이들이 애리조나에서 알약을 분말로 전환한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분말 펜타닐의 가장 큰 위험은 성분 농도가 일정하지 않다는 점이다. 펜타닐로 판매된 분말 1g에 실제 펜타닐이 1㎎ 미만에서 약 650㎎까지 들어 있었다. 강력한 약효와 큰 농도 차이 때문에 사용자가 적정량을 가늠하기도 어렵다.
메스암페타민 사용도 사망 위험을 높인다. 애리조나주립대 연구진은 지역 펜타닐 사용자의 80∼90%가 메스암페타민을 함께 사용한다고 추산했다. 일부는 펜타닐의 강한 진정 효과를 상쇄하거나 금단 통증을 줄이기 위해 메스암페타민을 사용한다. 펜타닐은 호흡을 멈추게 하는 반면 메스암페타민은 체온과 심박수를 높여 수면 부족·탈수·폭염과 결합할 경우 열탈진과 열사병을 일으킬 수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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