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인간이 이겼다…신진서 9단, AI 카타고 꺾고 '2승 1패' 완승

입력 2026-07-21 13:21   수정 2026-07-21 18:18

[속보] 인간이 이겼다…신진서 9단, AI 카타고 꺾고 '2승 1패' 완승


[속보] 인간이 이겼다…신진서, 바둑 AI 카타고 꺾고 '2승 1패'


전투적인 기풍을 가진 신진서 9단에게 바둑 인공지능(AI) 카타고와의 3연전은 ‘인내’의 연속이었다. 전투에 나서는 순간 엄청난 계산 능력을 무기로 한 AI로부터 역전을 당하기에 십상이기 때문이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신 9단은 AI에 맞서는 인간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신 9단은 지켜야 하는 국면에서는 “누가 AI인지 모르겠다”는 평이 나올 정도의 정확하게(3국), 승률이 떨어지더라도 전투가 필요할 땐 과감하게(2국) 판을 이끌었다.

신 9단은 21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TV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棋神戰)’ 3국에서 221수 만에 11집 반승을 거뒀다. 시작부터 쉬운 선택을 하지 않았다. 그는 최종 3국에서 대승을 거둔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카타고 첫수가 소목이었는데 제가 반대쪽 소목을 두면 늘 비슷한 바둑이 나와서, 승률도 높다”며 “하지만 제가 모르는 새로운 길로 가고 싶은 마음에 제가 먼저 비틀었다”고 했다.

신 9단은 “2국이 마지막까지 한 수만 잘못 두면 지는 ‘살얼음판’ 같은 바둑이었다면, 3국은 중반 이후에는 지려야 질 수가 없는, 제 생각대로 판이 짜여서 편한 마음으로 대국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관전자는 2점 접바둑이 인간에게 유리하다고 했지만, 세계 랭킹 1위인 신 9단 입장에서도 큰 핸디캡이 있었다. 자신의 ‘전투 본능’을 억눌러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는 “제 스타일을 완전히 버리고 수비 지향적으로, 오직 이기기만을 위한 바둑을 두는 게 굉장히 힘든 연습 과정이었다”며 “평소에 두고 싶은 수를 두면서 시합에 임할 때와는 완전히 달랐다”고 했다. 1국에서 카타고의 추격에 위기감을 느낀 신 9단은 이른 전투에 나섰다가 역습당했다. 그는 “1국 땐 바둑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일 정도로 멘털이 나갔다”고 표현했다.

신 9단은 ‘선’을 지키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인간과의 대국에선 승부수나 변칙적 수가 나올 수 있고, 때로는 전투적으로 때로는 수비적으로 둘 수도 있다”며 “하지만 AI와의 대국에선 무리해 서도 안 되지만 너무 물러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AI 수법을 모방하는 것보다 자신의 스타일대로 판을 짜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2국과 3국에서 인간만의 전략과 판단으로 ‘이기는 길’을 찾아 나갔다. 신 9단은 “이창호 사범은 마지막까지 실수가 전혀 없는 바둑을, 이세돌 사범은 상대가 실수할 수밖에 없도록 승부수를 던지는 바둑을 두시는데 굉장히 다른 매력이 있다”며 “인간의 바둑은 오늘처럼 지키는 바둑을 둘 수도, 실수를 유도하는 승부수를 던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완벽한 AI 바둑’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인간계를 뛰어넘는 바둑 실력을 갖춘 AI의 등장에도 “여전히 사람들이 인간의 바둑을 찾는 이유”라고도 했다.


신 9단은 초일류 기사 중에서도 인공지능을 가장 잘 활용하는 기사라는 평가받는다. AI와의 수련을 통해 그동안의 인간 바둑 역사에서 찾지 못했던 발상들을 흡수하고, 그러면서도 자신만의 기풍을 발전시켰다. 신 9단은 “2020년부터 카타고가 굉장히 강해졌는데, 이때가 제가 세계 랭킹 1위로 올라선 시기”라며 “모두가 카타고로 공부했지만, 그런데도 제가 1위로 올라서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신공지능’이라는 별명답게 신 9단은 3국에서 한 치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는 “오늘처럼 판이 짜이면 AI처럼 빨리 두더라도 큰 실수를 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바둑의 신’이라 불리는 AI에도 빈틈은 있었다. 신 9단은 “AI는 완벽한 것이 약점”이라며 “불리해도 (승률이 떨어지는)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신 9단에게 이번 대국의 의미를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10년 전 이세돌 사범이 알파고에 거둔 1승과 비한다면 아주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인간이 AI에게 버틸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드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고재연/조수영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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