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안, 보급형 전기 SUV로 '만년 유망주' 탈출하나

입력 2026-07-21 17:28   수정 2026-07-22 00:22

리비안, 보급형 전기 SUV로 '만년 유망주' 탈출하나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만년 유망주.’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전기차 업체 리비안에 대한 평가다. 대당 8만달러가 넘는 고가 전기차를 연 4만~5만 대 팔고 있고, 폭스바겐이 2024년 58억달러 투자를 약속할 정도로 성장성을 인정받았지만 거기까지였다. 테슬라의 모델Y 같은 흥행작이 없다는 게 발목을 잡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리비안 시가총액(232억달러·보통주 기준)은 2021년 11월 최대치(1530억달러) 대비 85% 줄었다.

최근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리비안이 지난달 고객에게 인도하기 시작한 보급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R2’가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연말까진 테슬라에 버금가는 자율주행 기술도 선보일 계획이다. 비관론만 내놓던 투자은행(IB)들도 리비안의 긍정적인 면을 보기 시작했다.

◇보급형 SUV로 승부수
리비안은 지난달 9일 고객 인도를 시작한 R2를 앞세워 테슬라가 장악한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R2(기본 모델 4만4990달러)는 리비안의 첫 보급형 SUV다. 전작 ‘R1S’(기본 모델 출시가 8만3990달러) 대비 출력(최대 1025마력→656마력), 탑승 인원(7인→5인), 주행거리(최장 410마일→345마일) 등을 모두 줄이고 가격도 46.4% 내렸다.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리비안의 ‘야심작’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13~19일 뉴욕 미트패킹 지역에 있는 체험 매장에서 R2 시승·마케팅 행사를 열었다. 매장엔 미국 유명 스키선수 미케일라 시프린이 래핑한 R2 특별판이 전시됐다. 행사 첫날엔 리비안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RJ 스캐린지와 시프린의 대담이 진행됐다. 이날 리비안 팬의 줄이 매장 인근 건물까지 이어졌다.

리비안은 R2 중 최고 사양 제품인 5만7990달러짜리 ‘퍼포먼스 론치 패키지’를 우선 인도 중이다. 기본 모델은 내년에 본격 출하된다. 19일 시승한 R2 론치 패키지는 하드웨어 측면에선 테슬라 모델Y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제로백 3.6초 성능에 승차감은 정비되지 않은 도로가 많은 뉴욕 도심에서 마치 세단을 타는 듯했다.

아쉬운 점도 적지 않다. 월 49.99달러를 내야 하는 리비안의 자율주행 시스템 ‘오토노미 플러스’가 대표적이다. 도로에서 1분 정도 써보니 일반 차량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큰 차이가 없었다. 자율주행으로 출퇴근이 가능한 테슬라와의 격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스캐린지 CEO는 전용 반도체 도입과 데이터 축적 등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리비안 직원은 “올해 말 테슬라 수준의 자율주행을 구사하는 오토노미 플러스가 R2에 적용될 것”이라며 “내년에도 업그레이드된다”고 밝혔다.
◇IB, 목표주가 올렸지만 ‘신중’
리비안은 R2와 관련해 공식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장 직원은 “지난달 출시 이후 뉴욕에서 수천 명이 사전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차를 주문하면 받는 데까지 길게는 한 달 정도 걸린다. 한 직원은 “R2 출시 후 진입장벽이 낮아져 전기차를 고려하지 않던 뉴욕의 20~30대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리비안 주가는 20일 17.24달러를 기록했으며 최근 한 달 상승률은 14.2%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 상승률(-2.5%)을 웃돈다. R2 인도 개시와 함께 오른 주가는 7일 15억1000만달러 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한 뒤 주춤하고 있다.

글로벌 IB 사이에선 긍정론과 신중론이 엇갈린다. 이달 들어 모건스탠리(기존 12달러→13달러), UBS(16달러→17달러), BNP파리바(22달러→24달러), 제프리스(16달러→17달러)가 리비안의 성장성을 인정하며 목표주가를 올렸다. R2가 리비안의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은 분명하지만 위험 요인도 만만치 않다. 대규모 연구개발(R&D) 자금 소모, 부품·물류비 인상에 따라 R2가 많이 팔려도 당장 이익이 나지 않을 가능성 등이 주가 걸림돌로 꼽힌다.

뉴욕=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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