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의 한 재건축 조합이 조합장에게 20억원의 성과금을 지급하는 안건을 추진하면서 재건축 조합장 인센티브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데 대한 정당한 보상이라는 주장과 조합원들이 추가 분담금을 부담하는 상황에서 과도한 성과급이라는 반론이 맞선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창원시의 한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최근 정기총회 안건으로 '조합 임원 및 대의원 등 성과금 및 지급 계획안'을 상정했다. 안건에는 조합장에게 성과금 20억원을 지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조합은 조합 설립 이후 7년 만에 입주를 완료한 점, 타 사업장 대비 사업비를 절감한 점, 공사 기간 현장 관리 등을 성과금 지급 근거로 제시했다. 당초 30억원이 거론됐지만 조합원 의견 등을 고려해 20억원으로 낮췄다며 사업 속도와 사업비 절감 효과를 고려하면 충분히 타당한 수준이라는 게 조합장 주장이다.
반면 일부 조합원들은 지급 규모와 산정 기준이 불투명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사업을 위해 노력한 점은 인정하지만 다른 정비사업과 비교해 적정한 수준인지 검증이 필요하다는 게 해당 사업지 조합원 설명이다.
수도권 정비사업에서도 조합장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은 반복돼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 서초구 신반포1차 재건축(아크로리버파크)이다. 당시 조합은 임원들에게 추가 이익금의 2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총회에서 의결했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들이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은 2020년 "인센티브가 부당하게 과다해 신의성실 원칙이나 형평에 반하는 경우 해당 결의는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후 파기환송심에서는 추가 이익금의 7%만 성과급으로 인정됐다.
서울시는 2015년 개정한 '정비사업 조합 등 표준 행정업무 규정'에서 조합 임원에게 임금과 상여금 외 별도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다. 다만 권고 규정에 불과해 법적 강제력은 없다.
업계에서는 이런 논란이 반복되는 이유로 '성과급 기준 부재'를 꼽는다. 정비사업은 수천억원 규모 사업이 장기간 진행되는 만큼 사업 기간 단축이나 공사비 절감에 조합장의 역할이 적지 않다는 평가가 있다. 반면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이 없어 총회 때마다 지급 규모를 둘러싼 갈등이 되풀이된다. 현행 도시정비법에는 조합 임원 성과급의 상한이나 구체적인 산정 기준을 직접 규정한 조항이 없다.
조합원들은 성과급 자체보다 산정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 강남권의 한 재건축 단지 조합원은 "조합원들은 공사비 증가로 추가 분담금을 내면서 겨우 새 아파트를 분양받는데, 조합장은 별도로 수십억원의 성과금을 가져가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조합장의 성과를 적절히 보상할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현재처럼 명확한 기준 없이 총회 의결에만 의존하는 구조는 갈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조합장에게 일정 수준의 보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면서도 "사업 규모와 기간, 공사비 절감액, 조합원 이익 등을 반영한 객관적인 성과급 산정 기준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비슷한 논란은 계속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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