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증권은 27일 "반도체주의 주가 변동성과 산업의 펀더멘탈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최근 한 달간 삼성전자(-33%) SK하이닉스(-41%) 삼성전기 (-45%) LG이노텍(-65%) 등 반도체주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인공지능(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우려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동시에 부각돼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주가의 급격한 조정에도 반도체 산업의 성장 추세가 변하지 않았다는 게 김 본부장의 판단이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올 3분기 최소 30% 이상 상승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반도체 시장이 역사상 유례없는 공급 부족 사태를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의 장기공급계약(LTA)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되면서 70년 반도체 역사상 공급이 가장 타이트한 시기가 될 것이란 게 김 본부장의 판단이다. 신규 메모리 생산 물량이 빅테크에 우선 배정되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스마트폰과 PC업체에 공급되는 물량은 사실상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라며 "글로벌 D램 웨이퍼 생산능력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5%에서 내년 34%로 두 배 이상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신규 D램 생산능력의 상당 부분이 HBM에 집중적으로 할당되면서 범용 D램의 실질적 공급 증가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 "스마트폰·PC와 소비자가전 등 B2C 고객들이 체감하는 메모리 부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봤다.
아울러 AI 산업의 거품을 우려하기에도 아직 이르다는 관측이다. 김 본부장은 "과거 200년간 기술 혁명을 고려할 때 산업의 버블은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투자 비중이 5~7%부터 시작됐다"며 "하지만 올해 AI 투자를 8000억달러라고 공격적으로 가정해도 미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반도체 산업은 주가 흔들림의 난기류 속에서도 추세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성장의 최종 목적지에 착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최선호주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기, LG이노텍을 제시한다"고 짚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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