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샷AI는 여기에 초대형 스케일과 장기 작업 능력을 더했다. 키미 K3는 코딩과 추론, 지식 작업을 장시간 자율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키미 K3가 48시간 동안 자율적으로 독자 아키텍처 기반 AI 칩을 설계하고, 숙련된 기술 연구원도 1~2주 걸리는 작업을 두 시간 만에 완료했다는 게 문샷AI의 설명이다.문샷AI뿐 아니라 중국 내 경쟁사인 즈푸AI도 칭화대 연구진을 기반으로 GLM 모델을 고도화하고 중국산 AI 칩에 맞춘 최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니맥스는 언어모델뿐 아니라 음성·영상·캐릭터 AI 등 멀티모달 서비스로 해외 이용자를 확보했다. 중국 기업들이 하나의 경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효율성과 초대형 모델, 기업용 AI와 소비자 서비스 등으로 다양화·세분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알리바바와 바이두, 텐센트 등 중국 대형 IT 기업도 자체 모델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AI가 일부 스타트업에 의존하지 않고 대형 플랫폼 기업과 대학, 반도체 기업이 함께 움직이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거대한 내수시장도 중국 AI 기업의 버팀목이다. 전자상거래, 금융, 제조업, 자율주행, 로봇, 공공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실제로 적용되고 있다. AI 기업들이 수많은 이용자와 기업을 통해 모델을 개선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시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 정부 역시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망 등 관련 인프라를 동시에 확충하고 있다.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국 AI 기업을 향한 투자도 늘고 있다. 문샷AI는 기업가치 500억달러(74조원)를 목표로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선다. 투자 논의는 다음 달 시작할 예정이며 이후 홍콩 증시 상장을 추진할 전망이다.
미국 정부의 위기의식은 컴퓨팅 인프라 확보 경쟁에서도 드러난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최근 “미국이 과거 전 세계 컴퓨팅 파워의 50~60%를 보유했다면 조만간 그 비중이 80%에 이를 수 있다”며 “중국과의 혁신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AI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대응은 첨단 반도체의 중국 유입을 차단하는 단계에서 미국 모델의 기술과 데이터, 컴퓨팅 자원 전체를 통제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중국 AI의 성능이 미국 모델에 가까워질수록 양국의 경쟁은 전면전으로 번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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